베선트 못 만난 日관세각료…'빈손' 귀국

미국과 자동차 관세 협상을 위해 워싱턴DC에서 체류 일정을 연장했던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30일 귀국했다.

NHK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날 오후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오리무중이라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며 협상 진척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협상을 거듭할수록 상호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며 "다시 실무 레벨 협의를 하기로 했고, 결과를 고려해 각료 협의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9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하나의 기점인 것은 틀림없지만 정상 간에 '전체적으로 이러면 좋아'라고 생각하는 것이 없으면 합의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일본)은 우리 자동차를 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수백만의 수백만에 이르는 그들 자동차를 미국에 사 오는데 이는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나는 그걸 설명했고 일본도 이해한다. 그들이 우리 석유를 사거나 다른 많은 것들을 사 갈 수 있다"며 일본에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와 대미 무역흑자 감축을 요구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발언에 대해 "언급을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은 대미 수출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협상의 핵심 사안으로 보고 있으며, 25% 관세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지난 26일 출국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하고, 전화로 두 차례 추가 협의를 했다. 미국 재무부 스콧 베선트 장관과 대면 회담을 조율하기 위해 체류 기간을 연장했으나, 베선트 장관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 모두 만나지 못했다. 그는 "유감"이라며 "3명의 각료와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양측 협의에서 무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 안전보장 협력 등을 논의하며 "미일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실현하도록 정력적으로 조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협상 상황과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비관적 분석을 내놨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 삭감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며 "일본은 미국과 7회에 걸친 각료급 회의를 통해 자동차 관세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거의 통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무역적자 감축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일본에 무역적자 감축 방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은 LNG와 농산물 수입 확대를 제외하면 조선·항공 분야 협력 등을 제안해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닛케이는 "미국 측은 원유와 농산물 등 미국산 물품의 수입 확대와 농산물 관세 인하도 원하는 듯하다"며 일본 정부가 7월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농산물 관세 수용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