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자 그 열기가 경매시장으로까지 옮겨붙으며 이달에만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재지정으로 규제 틈새를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린 데다 실수요까지 더해지며 매각가율은 상승 추세다.
지난 1~16일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가운데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경매는 총 24건으로 집계됐다고 1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이 밝혔다.
이달 말까지 아직 2주가량 남아 매각가율 100% 이상 경매는 이보다 더 많아질 전망이다.
지난 1~5월 매각가율이 100% 이상인 아파트 경매는 총 127건이었다. 월평균 25.4건 수준인데 비해 이번달은 급증했다.
매각가율 100% 이상 경매건수는 최근 들어 다소 늘어나는 추세라 올 1월 21건, 2월 16건, 3월 22건, 4월 36건, 5월 32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06㎡는 감정가 31억5천만원보다 10억6천만원 이상 높은 42억1천533만원에 낙찰돼 매각가율이 133.8%를 기록했다.
이보다 하루 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 84㎡가 감정가 19억6천만원 대비 4억4천600만원 높은 24억700만원(매각가율 122.8%)에 낙찰됐다.
또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166㎡는 감정가보다 5억원 이상 비싼 30억1천만원(120.9%)에 낙찰됐다.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매물 중 토허구역 외 지역 아파트가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성원 84㎡가 감정가보다 8천만원 높은 13억310만원(106.8%)에 거래됐으며 동대문구 휘경동 브라운스톤휘경 전용 59㎡도 감정가보다 높은 1천400만원 높은 7억6천200만원(101.9%) 낙찰됐다.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중흥에스클래스 59㎡도 감정가(10억5천만원)와 비슷한 10억5천5만원에 거래됐다.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은 "강남권이 아닌 지역에서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번달에는 이런 사례가 눈에 많이 띈다"고 말했다.
이는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경매로 매입하려는 틈새 수요와 함께 실거주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토허구역이라도 경매로 매입하면 실거주 의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전문위원은 "투자 목적이라면 수익 등을 고려해 낙찰 희망가를 높게 쓰기 어렵다"면서 "강남 외 지역에서 낙찰가율이 높은 것은 실수요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