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전산장애가 5년간 1천700여건에 달하면서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인터넷 거래 등 비대면 채널로 비중이 옮겨가는 가운데 금융사들의 전산장애에 대한 안이한 의식이 소비자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 금융권(은행·저축은행·보험·카드·증권)에서 최근 5년여간(2020년~올해 5월) 발생한 전산장애는 총 1천763건에 장애 시간은 48만4천628시간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배상과 시스템 복구 비용 등을 합한 피해 금액은 총 295억432만원에 달했다.
발생 원인은 프로그램 오류가 7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스템·시설·설비장애 564건, 외부요인으로 인한 장애 366건, 인적재해 106건 등 순이었다.
전산장애 발생 건수와 장애 시간이 가장 큰 곳은 은행업권(577건·21만6천436시간)이었다.
발생 건수는 카카오뱅크가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장애 시간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이 6만7천836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피해 금액은 증권업권(262억8천293만원)이 훨씬 많아 대다수(89.1%)를 차지했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사건은 2020년 키움증권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전산장애(47억669만원)가 꼽혔다. 그 뒤를 2021년 미래에셋증권(39억1천929만원), 2022년 한국투자증권(25억2천630만원) 전산장애 등 순이었다.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보안이나 인프라 점검 등에 소홀한 관행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권 전산장애 사고 급증은 결국 소비자의 잠재적 피해 가능성을 높인다"며 "금감원은 전산장애 다발 회사에 대한 IT 실태점검을 강화하고 관련 가이드라인 준수에 미흡한 회사에는 추가 검사 및 제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