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4월 서해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이 저수온으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달 연평어장 꽃게 어획량은 7천807㎏으로 지난해 같은 달 7만4천154㎏보다 89.5% 급감했다.
봄어기(4∼6월) 꽃게잡이철 첫 달 어획량이 1만㎏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2020년(6천119㎏) 이후 5년 만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꽃게 어획량 급감 원인으로 낮은 수온을 지적했다.
연평어장 수온은 지난달 8∼11.9도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8.6∼12.6도)보다 대체로 1도 안팎 낮았다.
이로 인해 서해 먼바다에서 겨울을 보낸 꽃게들이 제때 이동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서해수산연구소는 설명했다.
이수정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꽃게는 3월이면 월동을 마치고 4월에는 서해 연안으로 넘어오는데 수온이 낮아 이동이 지연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가을어기 어획량이 크게 줄었던 부분과 적은 강수량도 어획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어민 수입인 어획고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4월 11억3천만원이던 어획고는 올해 4월 2억4천만원으로 78.6% 감소했다. 2020년 이후 가장 저조하다.
연평어장에서 30년 넘게 꽃게 조업을 해온 이모(67)씨는 "한참 꽃게를 잡아야 할 시기인데 너무 없다"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폐선을 고려해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연평어장은 산란기 꽃게 보호 차원에서 봄어기(4∼6월)와 가을어기(9∼11월)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이에 어민들은 금어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희 연평도 선주협회장은 "낮은 수온으로 꽃게 조업을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했다"며 "늦게 시작한 만큼 금어기를 변경해 조업 기간을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꽃게 금어기는 6월에서 9월 사이 정하게 돼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연평어장 금어기 조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연구나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서해 다른 지역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주민 요구로 백령·대청·소청도 어장의 꽃게 포획채취 금지 기간을 기존보다 15일 늦춰 7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로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