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홀로 질주하던 팔란티어 주가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급락했습니다. 미 정부 계약 체결 증가로 매출이 성장했는데,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게 오히려 발목을 잡았습니다.
증권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서학개미 최선호 종목으로 등극한 팔란티어의 주가 폭락,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기자> 발표된 1분기 실적을 좀 더 들여다보면요. 매출은 약 8억 8,4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9% 증가했습니다. 순이익도 2억 1,400만 달러를 보이며 같은 기간 1억 553만 달러 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월가 예상치에도 부합합니다.
AI 데이터 솔루션을 판매하는 팔란티어 매출은 크게 정부부문과 상업부문으로 나뉩니다. 1분기 미국 내에서 정부부문과 상업부문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5%, 71% 성장했습니다.
매출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우리시간 6일 실적 발표 이후 팔란티어 주가는 12% 이상 급락했는데요. 팔란티어가 제시한 2분기 매출 전망치(9.3억 달러)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는데도 주가는 급락을 피하지 못 했습니다.
일단 주가가 단기적으로 조정받는 것이란 해석이 있습니다. 실제 테슬라가 연초 이후 30% 이상 하락하는 등 빅테크들의 주가가 모두 두 자릿수대로 하락한 것 대비 팔란티어는 이번 급락 전까지 60% 이상 상승한 상황이었습니다. 조금 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선 팔란티어에 내재된 리스크가 이번 실적에서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내재된 리스크라면 어떤 것인가요?
<기자> 팔란티어의 첫 고객사이자 첫 투자자가 미 중앙정보국(CIA)인 건 유명하잖아요. 미국의 정보기관과 국방부의 계약을 따내면서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팔란티어의 미국 정부 매출 비중은 여전히 높습니다.
1분기 매출 약 8억 8천만 달러에서 정부부문 매출이 55%를 차지하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미국 정부의 비중이 76%에 달합니다. 지난해 1분기에도 비슷한 비중을 보였는데요. 민간기업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절대적인 민간 매출액은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 정부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게 한계로 작용합니다.
<앵커> 미 국방부가 예산을 삭감한다고 언급하면서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잖아요.
<기자> 네. 지난 2월에 관련 소식에 주가가 크게 흔들린 바 있는데요. 이달 백악관이 비군사지출을 22% 삭감하는 대신 전체 국방예산을 13%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대외원조 비용 감축이 국방 예산 삭감의 주요 골자입니다.
이에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비효율적인 프로그램이 정리되는 정부 예산 삭감을 오히려 환영한다며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한 자신들이 살아남는 구조라고 강조했습니다. 팔란티어의 데이터 솔루션은 이미 미군과 정보기관에 깊게 관여하고 있지만, 언제든 정부 정책, 예산에 불확실성을 갖는다는 건 리스크입니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시장이 실망한 건 미국 외 지역에서 상업매출이 오히려 5%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보면, 팔란티어의 미국 내 고객사는 1년 동안 170개 늘었는데, 미국 외 지역에선 35개가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유럽에서 반트럼프 정서가 확산하면서 팔란티어 외형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프 CEO는 "유럽 제외시 전년비 49%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빅테크들의 어닝 시즌이 마무리 되고 있는데요. 관세전쟁 공포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인데, 이달 말 엔비디아 실적이 남았죠?
<기자> 네. 애플 실적에 시장이 다소 실망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했습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부진, 투자 축소 우려가 컸지만 1분기까지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최악은 넘겼지만요. 1분기까지는 트럼프 관세 정책 본격화 전 선조치들이 단행된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특히 빅테크 인공지능(AI) 성장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엔비디아 실적이 현지시간 이달 28일 발표됩니다. 이번 실적에서 중국 시장 하락세를 확인하는 한편,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세, 최신 GPU 블랙웰 공급 상황 및 블랙웰 울트라 조기 양산 언급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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