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한 20대 한국인이 자신이 개발한 '부정행위 AI'(인공지능)로 빅테크 인턴십 면접을 통과하고 이를 공개해 자신이 다니던 명문대에서 징계를 받은 가운데 스타트업까지 설립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AI 도구가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용도로 쓸 수 있다는 점에 논란이 일고 있다.
AI 스타트업 '클루엘리(Cluely)'는 최근 530만 달러(약 75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22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등이 보도했다.
이 기업은 시험과 면접, 영업, 통화 등 여러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클루엘리'라는 AI 도구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브라우저 내 보이지 않는 창에서 질문에 대한 실시간 답변이나 요약 정보를 AI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창은 상대방에게는 보이지 않아 면접관이나 시험 감독관의 눈에 띄지 않고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도 할 수 있다.
이 스타트업은 21살의 한인 로이 리(한국명 이정인)와 닐 샨무감이 공동 창업했다. 이들은 컬럼비아대 2학년이던 지난 2월 이 AI 도구와 관련해 학교에서 정학 1년의 징계를 받아 자퇴했다.
클루엘리는 개발자 채용 면접시 코드 문제를 실시간으로 풀어주는 '인터뷰 코더(Interview Coder)'라는 이름의 AI 도구로 개발됐다.
글로벌 IT 기업은 보통 면접자에게 코딩 테스트를 실시하는데, 이 씨는 이 도구로 아마존, 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 개발자 인턴십 면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화면을 보고 오디오를 들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실시간으로 도움을 주는 완전히 탐지 불가능한 AI"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마존과 화상 면접을 보며 이 도구를 사용하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고 이는 큰 화제가 됐다. 아마존이 항의하며 학교 측에 징계를 요구한 끝에 그는 결국 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 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클루엘리를 창업해 인터뷰 코더를 시험이나 면접과 영업, 회의 등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이 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클루엘리가 출시됐다"며 "모든 것을 속이자"(cheat on everything)로 썼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이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상대방에게 나이와 예술 지식에 대해 거짓말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자신만 볼 수 있는 창으로 AI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 상대방과 대화하는 식이었다.
클루엘리는 자사 AI 도구에 대해 "계산기나 맞춤법 검사기(spellcheck)처럼 처음에는 부정행위로 여겨졌지만 결국 보편화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