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등 해외에서 K-라면의 열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유독 소외받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진라면 등을 만드는 오뚜기인데요, 초라한 해외 매출로 '라면 톱3'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해외 매출을 3배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내세웠다는데, 산업부 성낙윤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성 기자, 오뚜기의 해외 공략 포인트가 경쟁사처럼 미국이 아닌 동남아라구요?
<기자>
오뚜기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점찍은 곳은 동남아입니다.
우선, 당장 이달(4월)부터는 베트남을 넘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할랄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인도네시아 유통채널에 라면 11종을 판매한다는 방침인데요.
기존에 진출해 있던 베트남에서는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국과 베트남의 맛이 섞인 신제품을 선봉장으로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중인데요.
실제로 오뚜기 베트남 법인 매출은 2020년 350억원에서 2023년 700억원으로 두 배나 급증했고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620억원을 넘긴 것을 보면, 연간 기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할랄 인증 기관인 무이(MUI)로부터 11개 품목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앵커>
경쟁사인 삼양식품이나 농심 등은 미국에서 큰 성과를 거뒀는데, 오뚜기는 어떤가요?
<기자>
그동안 오뚜기는 미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최근 들어 오너 일가를 현지 법인에 투입하면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모습입니다.
현재 함영준 회장의 장녀 함연지 씨와 남편 김재우 씨가 오뚜기 미국법인 '오뚜기 아메리카'에서 일하고 있구요,
미국에 첫 공장을 짓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땅을 확보하고, 미 정부의 인허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특히 글로벌 영토를 넓히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는 영문 사명을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했는데요.
외국인들의 발음 편의에 맞췄다는 설명인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셈입니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에서도 'JIN'의 영문 표기를 강조했습니다.
<앵커>
오뚜기가 갑자기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에서 K-라면의 열풍이 불고 다른 나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이나 농심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만 '라면 톱3'인 오뚜기만 유독 소외됐습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이 경쟁사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낮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매출(3조5,391억원) 중 해외 비중(3,614억원)은 10.2%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내수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한 겁니다.
삼양식품과 농심의 수출비중은 각각 78%, 38%에 달하고, 이 둘의 수출액은 이미 1조원을 넘겼습니다.
'불닭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준 해외에서 1조3,300억원을 팔았고요.
'한국인의 매운맛'을 내세운 농심은 같은 기간 1조3천억원어치를 수출했습니다.
오뚜기 수출액이 2022년 3,200억원, 2023년 3,300억원, 지난해 3,600억원으로 계속 늘고는 있지만,
같은 라면업계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로 낮은 수준입니다.
심지어 이제는 라면업계가 3강 체제가 아닌, 오뚜기가 밀려난 2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이렇다 할 성장 모멘텀이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며 최근 주가도 지지부진한 요즘입니다.
지난해 6월 기준 51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20%이상 빠진 40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앵커>
오뚜기의 미래, 시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오뚜기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1조1천억원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3,6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세 배 이상 성장하겠다는 건데요.
시장에서는 이를 위해선 미국과 동남아 등 새 시장을 얼마나 잘 개척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뚜기는 약 60여개국에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국가 수를 늘리든, 같은 나라에 더 많은 양을 팔든 해야 한단 겁니다.
내수 시장은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 등 영향에 성장 동력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이유입니다.
또 소스, 간편식 등도 중요하지만, 매출의 40%에 달하는 라면부문이 힘을 써야한다는 조언입니다.
다행히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iM증권은 "해외부문의 영업실적이 성장 중이고, 해외 신규 법인설립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측면에서 기대가 가능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홍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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