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맞기 전에 빨리'...아이폰 출하량 대폭 늘려

애플의 올해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것은 수요 증가보다 관세에 대응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3월 5천79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5천260만대보다 10% 늘어난 수치다.

IDC는 이는 수요 증가 때문이 아니라 중국산 제품 관세에 대비해 재고를 비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여러 소비자 기술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조치에 대비해 수개월 간 미국 내 유통 채널에 재고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IDC는 "공급 급증은 비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실제 소비자 수요를 기반으로 한 예상치보다 1분기 출하량이 부풀려졌다"고 짚었다.

삼성전자의 이번 1분기 출하량이 작년 1분기보다 0.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애플은 출하량을 대폭 늘린 셈이다. 중국 샤오미의 출하량도 2.5% 증가에 그쳤고, 중국 오포는 6.8% 줄어들었다.

애플은 출하량 증가 덕에 1분기 점유율이 17.5%에서 19.0%로 늘어나 1위 삼성과 격차를 좁혔다. 삼성전자는 1분기 6천6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위(19.9%)를 차지했다.

출하량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늘었다.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출품에 최대 145%까지의 관세를 부과했다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대해 상호관세 적용을 제외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를 포함해 일부 제품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 스마트폰도 관세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관세율은 145%보다는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