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가운데 이곳의 지침을 무시하는 연방 기관이 나타나 머스크의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매체는 미 국립보건원(NIH)이 이날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DOGE가 직원들의 업무 능력 평가를 요구하고 업무비 지출액을 제한하기로 한 결정에 더는 따르지 않기로 했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인사관리처(OPM)나 보건복지부에서 이런 지침과 관련해 추가적인 지시나 통보가 온다면 무시해 달라"는 내용도 담았다.
NIH는 또 다른 메시지에서 업무용 카드의 구매 한도가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복원될 것이며 직원들은 보건복지부나 NIH 책임자의 별도 승인 없이 이전처럼 업무상 출장을 다녀올 수 있다고 알렸다.
앞서 DOGE는 지난달 비용 절감 차원에서 상당수 기관의 정부 구매카드 이용 한도를 1달러(1천460원)로 낮춰 사실상 정지시켰다.
지난 2월 머스크는 인사관리처를 통해 연방 공무원들에게 주간 업무 성과 보고 이메일을 작성해 보내도록 요구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등 일부 기관들은 기밀 정보 유출 가능성을 들어 업무 보고를 요구하는 이메일에 응답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머스크가 주도한 DOGE의 대대적인 정부 지출 삭감과 공무원 해고 조치의 기세가 최근 다소 꺾인 분위기다.
지난 주말 미 전역에서 대규모 트럼프 반대 시위가 벌어진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에 머스크가 다른 의견을 드러낸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 민주당 하원의원 77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머스크의 법적 지위인 '특별 공무원' 관련법에 따라 가능한 130일 업무 기한이 끝나는 5월 30일 이전에 머스크의 사임을 공식화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