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9일 전세계 75개국을 상대로 발효한 상호관세를 돌연 90일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가격이 떨어지던 미국 채권시장 흐름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입니다. 경제부 유오성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유 기자,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이유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겁니까?
[기자]
월가와 정치권이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시장에선 채권시장의 경고 신호에 트럼프가 굴복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결정이 채권시장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채권 시장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제가 어젯밤에 지켜보니까 사람들이 조금 불안해 하더군요. 보복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90일간 유예 조치를 했습니다. ]
월스트리트 저널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한때 4.5%까지 치솟으며 2001년 이후 3일간 가장 가파는 상승세를 기록한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주요 통화에 비해 달러의 가치 하락도 맞물렸습니다.
자금이 국채시장에서 빠져나가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 수익률은 그 반대로 상승하게 됩니다. 미국은 수조 달러의 부채를 국채시장에서 조달하는데 이 국채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신뢰를 잃고 이탈하는 움직임이 확산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관세를 유예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데도 미국 국채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미 국채에 대한 인기가 떨어졌다고 해석해 볼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파산할 확률이 낮다보니 미국 국채는 전세계 자산 중에서도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잖아요. 하지만 트럼프의 상호관세 이후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가 지난 9일 진행한 3년물 국채 경매에서 발행액 대비 응찰액 비율은 2.47배로 전월 평균치인 2.7배를 밑돌았습니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선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7600억 달러를 보유해 전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중국이 관세보복으로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앵커]
이런 시장 변화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도 부담을 느꼈다고 볼 수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국채 금리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경기가 침체하면 적자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같은 금리 상승 환경에서는 국채 발행 비용이 늘어 재정 부담이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 미 국채에 대한 해외 수요마저 충분하지 않다면 미국 경제의 신뢰도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겠죠.
이번 국채 금리 급등이 증시 하락에 따른 마진콜, 그러니까 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한 헤지펀드들의 국채 매도세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발표 직후 미국 증시가 급등하며 시장이 안정화 됐고, 이는 강제 청산을 피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긴급 유동성 수요를 감소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유예 발표 직후 39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경매에서 수요가 늘며 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군다나 미국 모기지금리 등이 특히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동돼 있잖아요.
내년 중간선거를 치뤄야 하는 트럼프로선 국채 금리의 향방에 신경쓰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거고, 앞으로 관세전쟁에서 미 국채금리의 시사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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