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메모리 가격을 올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상호관세에 반도체 관세까지 나오면 삼성전자 타격이 얼마나 큰 겁니까?
<기자>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한 날짜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관세를 "매우 곧(very soon)"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어제(3일) 46% 관세를 맞은 베트남에 최대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과 타이응우옌 2곳에 공장을 운영 중인데, 문제는 스마트폰입니다.
베트남에서만 전체 스마트폰 물량의 약 50%, 연간으로 따지면 1억 대 이상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22%를 중국 등에 외주를 맡기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했는데요.
이들 제품은 중국에 부과되는 54% 관세율 대상인 만큼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반도체 관세를 25%로 매기면, 삼성전자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삼성의 갤럭시에도 위기이지만, 애플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애플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받아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매년 약 2억 2천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하는데요.
인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아이폰 물량을 중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모두 하반기에 갤럭시 Z7, 아이폰17 등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높은 관세 때문에 스마트폰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이폰16 프로 맥스 가격이 100만 원 더 오른 330만 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데요.
하지만 가격이 오르면 판매 부진이 우려되는 만큼 애플과 삼성 모두 쉽게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필수로 탑재되죠.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의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는데, 맞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최근 마이크론은 주요 파트너사들에 낸드 가격을 10% 올리겠다고 서신을 보냈죠.
하지만 취재 내용을 종합해보면, 삼성전자가 관세 부과 시점에 맞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을 올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인상을 점치고 있습니다.
KB증권은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고객사 요청 주문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공급이 수요 회복 속도를 크게 밑돌고, 고객사들의 긴급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낸드플래시 범용제품 가격은 2.51달러로, 전월보다 9.61%나 올랐는데요. 석 달 연속 상승세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딥시크의 등장이 AI 앱 대중화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하며 기업용 SSD(eSSD) 수요를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고객사들이 관세 부과 전에 미리 반도체를 사재기한다고 볼 수 있는 건지, 향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됩니까?
<기자>
당연히 일부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에 관세가 붙어 가격이 더 오를 것을 대비해 미리 사뒀을 수 있겠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예고가 메모리 반도체 고객의 수요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하지만 관세 부과 이후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은 일단 크진 않아 보입니다.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와 SSD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고요.
중국 정부가 새 전자제품을 살 때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 정책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모바일용 D램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의 영업이익은 25조 2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다만, 하나증권은 "관세 부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의 2분기 이후 수익성을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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