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오는 3분기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하자, 제주 관광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도가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던 무비자 혜택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제주 여행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0일 제주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오는 3분기 중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다음 달께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가 공식화되자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제주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무사증) 입국이 허용되는 지역인 데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중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이다.
2024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90만5천696명 중 중국인 관광객은 72.5%인 138만3천13명으로 집계됐고, 올해 1월 기준으로도 80% 에 달했다.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306만1천522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2017년 74만7천315명으로 4분의 1토막이 났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0만3천288명, 2021년 6천381명, 2022년 9천891명으로 또다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2023년 41만535명으로 증가해 지난해는 138만3천13명으로 다시 100만명대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한한령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가뜩이나 찬 바람이 부는 제주 관광업계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한편에서는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 속에 이뤄진 이번 조치가 중국인들이 한국을 관광지로 선택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덩달아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