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오는 25일 '트랙터 상경 집회'를 예고하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맞대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칫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할 경우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적잖은 혼란이 예상돼 경찰이 고심하고 있다.
23일 경찰과 전농에 따르면 전농 산하 '전봉준 투쟁단'은 오는 25일 트랙터 20대와 1t 트럭 50대를 동원해 상경 집회를 벌이겠다고 전날 경찰에 신고했다.
전봉준 투쟁단이 공지한 '서울재진격 지침'을 보면 이들은 서초구 남태령에 모여 오후 2시 '윤대통령 즉각 파면 결의대회'를 연 뒤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광화문 방면으로 트랙터 행진을 한다. 오후 7시부터는 범시민대행진에도 참가한다.
전봉준투쟁단은 지난해 12월 21일에도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트랙터 30여대와 트럭 50여대를 이끌고 상경 집회를 벌였다.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경찰 차벽에 막혀 28시간 동안 대치했지만 결국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까지 행진했다.
당시 전농 지도부와 참가자들은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농은 이 집회를 농민과 시민의 연대로 경찰의 저지망을 뚫은 '남태령 대첩'이라 부르며 이번 주 2차 상경을 예고한 것이다.
1차 상경 때와 달라진 점은 당시엔 열세였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세가 불어나고 상대적으로 과격 양상도 보인다는 점이다. 벌써 일부 지지자들은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 등을 통해 전농의 상경 집회에 맞서거나 이를 저지하자는 글을 올리고 있다.
게시글엔 "끌고 오기만 해보라", "트랙터 엔진에 설탕을 넣겠다"는 대응 예고부터 "애국 덤프트럭 기사님 지원 안 되나"라는 물리적 저지 구상까지 댓글로 달렸다. "(전농) 트랙터가 200% 간첩 집단"이라는 글은 200여명의 추천을 받았다.
이들의 움직임이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났거나 조직화될 조짐을 보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서부지법 사태 때처럼 실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남태령∼광화문 행진 도중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고민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상경 집회가 집회 참가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의 안전에도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전농 측에 '자제'를 요청한 상태다. 또 전농이 거부할 경우 집회를 금지하는 방안도 열어놨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