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삼립이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선보인 '크보빵'에서 롯데만 제외되면서 팬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SPC삼립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을 통해 '크보빵'을 지난 20일 정식 출시했다.
9개 구단별로 크보빵 하나씩 제품이 출시됐고, 배트 모양으로 특별 제작한 롤케이크 '홈런배트롤'을 포함하면 총 10종이다.
제품 속에는 9개 구단별 대표 선수 20명과 마스코트가 포함된 '띠부씰' 189종, 2024 프리미어12 대표팀 라인업으로 구성된 '스페셜 띠부실' 26종 등 총 215종의 띠부씰이 들어있다.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원하는 선수 띠부씰을 뽑았다고 자랑하는 글이 올라오고,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에서는 활발하게 띠부씰 거래가 이뤄진다.
가장 인기 있는 띠부씰은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다.
'두산 빵'을 샀더니 올 시즌 kt wiz로 이적한 허경민 띠부씰이 나오고, 'LG 빵'에서 LG 팬들의 '아픈 손가락'인 키움 히어로즈 이적생 이주형이 나오는 등 웃지 못할 사례도 속출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 함께 즐기지 못하는 롯데 팬들은 '왜 우리 팀만 없냐'고 볼멘소리를 낸다.
직접적인 이유는 롯데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웰푸드가 기린 브랜드로 제빵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SPC 삼립은 크보빵 출시 과정에서 KBO 사무국을 통해 10개 구단 모두에 제품 출시를 위한 업무 협조를 요청했으나 롯데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리그 마케팅을 대행하는 KBOP를 통해 삼립이 10개 구단에 문의했고, 롯데 구단은 함께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다만 롯데 구단도 나머지 9개 구단만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는 찬성했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으로서는 그룹 계열사의 경쟁사 제품 홍보에 함께하기 어려운 속사정이 있다.
프로야구 구단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업 광고 비중을 고려하면, 모든 협조 요청을 대승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걸림돌이 있는 것이다.
구단이 중계권료와 입장 수입 등으로만 운영할 수 있다면 모기업의 역학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를 살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롯데 팬들은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야구팬들의 축제에 함께 즐기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표한다.
한 롯데 팬은 "롯데가 소비재 기업이다 보니까 이런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소외된다"면서 "야구단과 접점이 없는 삼립에서 '크보빵'을 만들기 전에 롯데의 제빵 계열사가 같은 제품을 출시했다면 10개 구단 모두가 즐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