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일 대표지수 DAX가 사상최고치에 도달하는 등 유럽 증시 상승세가 거셉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EU(유럽연합) 국가들이 강제 재무장에 나서면서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를 예고했습니다.
증권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얼마 전 유럽연합이 대규모 유럽 재무장 계획에 합의했죠?
<기자> 네. 현지시간 6일 EU 26개 국가 정상들이 국방비 지출 확대를 위해 최대 8천억 유로, 우리돈 약 1,248조 원 규모의 재정지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무기 조달을 위해 회원국들에게 1,500억 유로 수준의 대출을 지원하고, 각 국가별 재정준칙을 완화시켜 6,500억 유로의 신규 국방비 지출을 가능케 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이렇게 EU가 대규모 재무장에 나서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했죠.
또 연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도 요구하며 느슨한 유럽 방어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이상 국방을 미국의 전략자산에 의존할 수 없는 구조로 변하고 있는 탓에 EU 국가들이 군비 확충에 나선 것으로 이해됩니다.
<앵커> 유럽 군비 확장 기대에 유럽 방산 기업들의 주가도 많이 올랐잖아요. 이에 연초부터 유럽 증시 오름세가 가파른데, 특히 독일의 주가 상승세가 눈에 띄죠?
<기자> 네. 글로벌 방산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 예를 들어 록히드 마틴이나 노스롭그루먼 등이 연초 이후 주가가 횡보했던 것과 다르게 독일의 라인메탈,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프랑스의 탈레스 그룹 같은 유럽 방산 기업들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재정지출 확대 수혜로 유럽 주요 지수 자체도 전체적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실제 유럽 시장을 대표하는 50개 종목을 담은 '유로스톡스 50' 지수도 연초 이후 11% 가량 오른 상태입니다.
특히 최근 2년간 역성장을 하며 '유럽의 병자' 소리까지 들었던 독일의 재부상이 관심입니다. 얼마전 총선을 마치고 연립정부 구성을 준비 중인 독일은 10년 동안 약 5천억 유로, 우리돈 770조 원 수준의 특별기금을 조성해 인프라 투자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별도로 국방비 증액을 위해 헌법의 GDP 부채한도를 제한하는 규정도 완화할 방침인데, 국방 특별예산만 4천억 유로 가량 더 편성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반응해 독일 주요기업들을 모아놓은 DAX 지수는 연초 이후 14% 이상 올라 최근 사상최고치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해당 지수에 편입돼 있는 독일 대표 방산기업 라인메탈의 주가도 같은 기간 80% 이상 상승했습니다.
<앵커> 월가에선 지난해부터 미국 보단 유럽 증시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유럽 재정확장 수혜를 볼 수 있는 투자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국내에서 독일 DAX를 직접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KIWOOM 독일 DAX' 가 유일합니다. 해당 ETF는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이 22% 가량으로 꽤 높은데요. 자산 규모가 80억 원 가량으로 낮고 거래량도 많지는 않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 글로벌X가 나스닥에 상장한 'DAX' 등 국내 보단 해외 증시에 제법 많은 ETF들이 있습니다.
단, 유럽 재정확장의 핵심이 군비 확충이라는 점에서 주목해볼 상품은 국내에도 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방산'이 대표적입니다. 미국과 유럽 방산 기업들을 골고루 담고 있는데, 특히 라인메탈, 레오나르도 사브, 탈레스 그룹 등 유럽 기업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게 특징입니다. 이밖에 방산과 별도로 유로스톡스를 추종하는 'TIGER 유로스탁스50(합성 H)', 'RISE 유로스탁스50(H)' 등도 3개월간 10% 넘는 수익을 보고 있습니다.
상호관세와 더불어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해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유럽 시장, 특히 독일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자동차, 의약품 비중이 크다는 건 리스크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수록 유럽의 재정·부채 확장 정책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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