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2월 제조업 업황 확장 국면은 유지했지만 관세 충격이 포착되어 경기둔화 불안감을 자극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9.67포인트(1.48%) 급락한 43,191.2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4.78포인트(1.76%) 떨어진 5,849.72, 나스닥종합지수는 497.09포인트(2.64%) 급락한 18,350.19에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는 이날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지난달 10%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10%의 관세를 추가로 더 얹겠다고 밝혔다. 또 "4월 2일부터는 상호관세도 그대로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강행에 결국 미국 기업에도 타격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다.
특히 이날 발표된 미국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 전망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전월(50.9)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도 밑돌았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협회장은 "수요가 감소하고 생산이 안정되는 한편 인력 감축이 지속됐다"며 "이는 설문조사에 응답한 기업들이 새로운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첫 번째 운영 충격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관세로 가격 상승이 가속하면서 신규 주문 적체, 공급업체의 납품 중단, 제조업 재고가 영향을 받았다"며 "비록 관세가 3월 중순까진 공식적으로 발효되지 않지만, 주요 원자재 가격은 이미 약 20%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2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52.7을 기록, 앞서 발표된 예비치를 웃돌며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 수석 경제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부문의 건강이 개선됐음을 시사하지만 단지 겉으로 보이는 현상일 수 있다"며 "생산과 구매 활동은 주로 가격 상승과 관세에 따른 공급 문제를 피하기 위해 기업이 재고를 쌓으면서 촉진된 것이고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공급업체 납품 지연은 관세 우려로 무역이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강경책에 거대 기술기업들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8.69%의 하락률을 기록해 거대 기술기업 7곳 '매그니피센트7' 중 최대 낙폭을 보였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또 3조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아마존은 3% 넘게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테슬라, 애플은 2% 안팎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0개 구성 종목 중 하나를 빼고 모두 떨어졌다. TSMC는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에 최소 1천650억달러를 투자하며 5개의 반도체 공장을 신규 신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4.19% 내렸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심이 빠지면서 브로드컴은 6% 넘게 떨어졌고 Arm은 8% 이상 급락했다. AMD와 ASML도 1%대 하락률을 보였다.
경기방어주는 비교적 선방했다. 프록터앤드갬블과 존슨앤드존슨, 코카콜라, 버라이즌 등 전통의 필수소비재는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필수소비재와 의료건강, 부동산,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는 상승한 반면 기술과 에너지는 3% 넘게 폭락했다. 소재와 임의소비재도 2% 넘게 밀렸고, 산업과 통신서비스도 1% 이상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