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월마트 실적 전망에 '철렁'...다우 1.01%↓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월마트가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치를 내놓아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불거진데다 경기선행지수도 악화했다. 고점 부담까지 더해져 매도 심리가 강해졌다.

2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0.94포인트(1.01%) 내린 44,176.6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63포인트(0.43%) 밀린 6,117.52, 나스닥종합지수는 93.89포인트(0.47%) 떨어진 19,962.36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장 중 1% 수준까지 낙폭을 확대한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저가 매수세 유입에 낙폭을 줄였다.

이날 증시는 월마트 실적과 경기선행지수 악화에 휘청였다. 향후 미국인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월마트는 작년 4분기 0.66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냈다고 밝혔고 매출액은 1천805억5천만달러였다. 모두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게 제시해 시장이 실망했다. 월마트는 올해 회계연도에서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5~4.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봐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돌았다. 월마트 주가는 이날 6% 넘게 떨어졌다.

RJ오브라이언앤드어쏘시에이츠의 톰 피츠패트릭 디렉터는 "월마트가 나쁜 가이던스를 제공한다면 우리는 그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그것은 일반 소비자가 고갈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LEI)가 지난 1월 하락해 직전 두 달간의 상승분을 대부분 되돌린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는 1월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3% 하락한 101.5(2016=10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2월 0.1% 상승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 데다 시장 전망치 0.1% 하락보다 더 크게 주저앉았다.

경기선행지수 발표 직후 S&P500 지수는 순간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콘퍼런스보드의 유스티나 자빈스카-라모니카 수석 매니저는 "소비자들의 미래 경기 전망이 악화한 점과 제조업 부문의 주간 근로시간 감소가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웃돌며 늘어난 것도 경기둔화 불안감을 끌어올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로 끝나는 주에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계절 조정 기준으로 21만9천명으로 전주보다 5천명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가 1% 안팎 떨어졌고 금융도 1.55% 하락했다.

월마트 실적 충격에 가치주와 우량주도 매도 우위 분위기였다. 월마트 경쟁업체인 코스트코도 3% 가까이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도 4% 안팎 하락했고, 비자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카드 업체들도 1%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는 강보합, 아마존과 메타플랫폼스, 테슬라는 1%대 하락했다. 알파벳은 약보합이었다.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가 매년 예산을 8%씩 삭감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해 이날도 하락했다. 낙폭은 장 중 -10%를 넘겼으나 오후 들어 -5%대로 좁혀졌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고점 부담에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장 중 8% 넘게 떨어지다 -5%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