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선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면한 문제들을 같이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플랫폼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 개발에도 힘쓰겠습니다."
아난드 남비어 머크 수석 부사장 겸 최고커머스책임자(CCO)는 20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를 활용한 소재 개발·분석 시뮬레이션 '머티리얼즈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선보이며 이같이 밝혔다.
357년 역사를 지닌 머크는 지난 1989년 한국에 처음 투자한 이후 36년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머크는 지난 2021년 한국에 6억 유로(약 8,600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포함한 '레벨업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국내 박막소재 기업 엠케미컬을 인수하고, 평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제조시설을 확장하는 데 투자금의 절반을 썼다. 남은 3억 유로로는 경기도 안성에 반도체 절연 물질인 SOD 연구소를 짓고 반도체 계측 기업인 유니티SC 등의 기업을 인수했다.
남비어 부사장은 "한국 투자를 포함한 "현재 6억 유로의 상당 부분이 이미 집행된 상태이며, '레벨업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의 국내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기존 예정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물론 AI용 고부가 메모리 생산을 위해 필요한 첨단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남비어 부사장은 "머티리얼즈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통해 공정 미세화에 핵심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고밀도 메모리,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지원 기술을 위한 새로운 소재 설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극자외선(EUV)의 리소그래피(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공정), 에칭용 특수가스, 지구온난화지수(GWP) 가스 등 분야에서 협업하는데, 고객사들이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을 단축하고, 연구개발(R&D)의 생산성을 높여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능력(CAPA)의 80%를 담당한다며, 앞으로도 주요 반도체 생산 허브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비어 부사장은 "한국과 대만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요 국가"라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을 R&D 및 생산을 위한 글로벌 핵심 허브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무산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규정이 포함된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해 "반도체 업계에서 신속하고 빠른 혁신을 필요한 것은 자명하지만, 단순히 업무의 시간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혁신을 추구하는 방식이 스마트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