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창업자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 주요 기업 CEO와 연쇄 회동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카카오와 전격 동맹을 맺고, 챗GPT 적용을 비롯해 공동 제품까지 함께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선 올트먼의 광폭 행보부터 살펴보죠. 어떤 기업과 만났습니까?
<기자>
현재까지 카카오를 포함해 SK하이닉스, 크래프톤, 삼성전자, 소프트뱅크그룹 등 총 5곳으로 파악됐습니다.
우선 올트먼은 오늘(4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는데요.
면담 직후 미팅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원더풀"이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영상 잠깐 보시겠습니다.
[기자: 오늘 미팅 어땠습니까?] [샘 올트먼 / 오픈AI CEO: 원더풀.]
오후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뿐만 아니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까지 세 명이 회동할 예정입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5천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함께 진행 중인 만큼 삼성전자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트먼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지난 2023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처음 방한했고, 지난해 1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방한한 이유는 오픈AI 개발자 워크숍 '빌더 랩' 때문입니다.
빌더 랩이 한국에서 열린 건 처음인데요.
오늘 오전 열린 빌더 랩에는 올트먼을 비롯해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 개발자 약 100명이 참석했습니다.
올트먼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반도체와 에너지, 기술 친화적인 환경 등 AI 발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춘 국가"라며 "한국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카카오도 오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올트먼이 이곳에도 깜짝 등장했습니다.
<앵커>
오늘 그 자리에서 카카오와 AI 동맹을 발표했다고요.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카카오톡과 카나나 등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기술인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카나나는 카카오가 지난해 처음 공개한 자체 AI 대화형 플랫폼인데요.
일대일 대화는 물론 그룹 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해줌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을 도와주는 AI 비서 서비스입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카카오는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한층 강화할 예정입니다.
여러 악기를 사용하는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외부 AI 모델을 서비스 기능에 맞춰 골라 쓰는 겁니다.
또한, 카카오는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해 챗GPT 엔터프라이즈(기업용)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두 회사는 단순한 업무 협약을 넘어 공동 제품까지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5천만 사용자를 위한 공동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종합해보면, 카카오톡이나 카카오맵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이번 오픈AI와 카카오의 협업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오픈AI가 국내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은 카카오가 처음입니다.
카카오는 AI 분야에서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카나나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글로벌 AI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오픈AI의 전략과도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됩니다.
특히 카나나에 챗GPT 기술이 접목되면서 이번 동맹이 기업과 소비자거래(B2C) 영역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 대표가 올트먼에게 직접 카카오를 택한 이유를 묻기도 했는데요.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샘 올트먼 / 오픈AI CEO: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카오를 항상 좋아했습니다. 또한, AI에 대한 비전을 저희가 공유합니다. 저희 모두 AI와 메시징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사실상 저희가 탐구할 수 있는 게 정말 풍부한 것 같습니다.]
<앵커>
딥시크에 오픈AI까지 나선 거면 AI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AI 전쟁이 본격화됐습니다.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저사양 AI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큰 충격을 줬죠.
막대한 자본이 없어도 기술력만 있다면 AI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입니다.
그동안 AI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로 영역이 확장되는 것이죠.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불붙으면서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AI 스타트업에도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딥시크라는 메기의 등장으로 오픈AI도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AI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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