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25.73

  • 3.81
  • 0.15%
코스닥

748.44

  • 5.54
  • 0.75%
1/3

짓눌린 한국 증시…이채원 "상반기 반등 여력 충분" [미다스의 손]

한국 가치투자 1세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패자의 부활"…마지막 퍼즐은 '밸류업'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새해 들어 미 증시에 대한 지난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는 급격히 식었고, 월가 일각에서는 "오는 2월 역사적인 증시 폭락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한국 '가치투자 1세대'를 대표하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미국 증시가 쇼크 수준에 급락을 보이진 않겠지만, 지난해보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는 '패자의 부활', 국내 증시의 반등을 기대한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 경제가 탄핵 정국과 고환율에 발목 잡혀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더 떨어질 수 없이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만큼 '작은 트리거'에도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의장은 특히 한국 증시 반등의 마지막 퍼즐로 '밸류업'을 꼽으며, "상법과 세법 개정이 함께 이뤄진다면 충분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또 대립이 격해져 가는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고 경제 회복에 올인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31일 '미다스의 손'에서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을 만나 올해 투자 전략과 한국 증시에서의 가치투자 인사이트를 들어봤습니다.

Q. 트럼프 2기가 출범을 했습니다. '미국의 새 황금 시대를 불러오겠다'고 단언했는데, 글로벌 시장과 한국 경제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이라 보시는지요?

일단 미국에게 유리한 환경은 될 것 같습니다. 트럼프 정책의 핵심이'미국 우선주의'고, 그 중 대표적인 게 보편적 관세 부과하는 것이죠. 다만 취임 전 우려했던 것과는 기조가 조금 바뀐 느낌입니다. 당초 우려됐던 것은 10~20%의 보편 관세였는데, 국가별 차등이나 점진적으로 관세율을 높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특이한 현상이 트럼프 취임 이후 오히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환율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 큰 쇼크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정책이라는 것이 시대적 흐름,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야 하게 되는 만큼 취임 후 바뀔 가능성은 항상 있는 것이죠. 사실 미국의 경제를 보면 소비가 둔화되는 추세이고, 금리 인하도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죠. 관세를 많이 부과하기에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한국에 불리한 환경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환율이 안정되고, 하반기에 미국 금리도 안정되면 오히려 한국에 우호적인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고 리더십을 회복해서 경제 회복에 올인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고 최우선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지난해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떠나 미 증시에 투자했습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까요?

지금까지 미국 주식에 투자하신 분들은 굉장히 잘하신 겁니다. 사실 국내 주식에만 투자했으면 성과가 안 났을 거잖아요. 환율까지 좋으니, 더블 메리트죠. 이 좋은 기회를 잘 구가했으니, 이제는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일부를 줄여 한국 주식 중 지나치게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게 좋은 기회를 줄 것 같아요.

미국 증시는 하반기가 조금 경기 둔화에 따른 여파가 우려됩니다. 쇼크는 없겠지만, 계속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역동적인 기업, 성장 기업이 많기 때문에 미 증시 자체가 무너지진 않겠지만, 투자해서 돈을 버는 그 난이도가 높아진다고 봅니다.

한국 증시는 더 이상 나올 악재가 없습니다. 악재가 나와도 주가가 안 빠져요. 너무 짓눌려서, 지나치게 싸기 때문입니다. 지금 12개월 PER이 8.4배 수준인데, 우리보다 상황이 좋다고 할 수 없는 유럽도 13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는 조그마한 트리거만 있어도 주가가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어요. 저희는 '상고하중'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정치 혼란이 해결된다면 의외로 강한 장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상반기에는 수출 관련주나 K산업(K방산, K뷰티, K푸드, K팝 등) 쪽이 좋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 부양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정부가 돈을 풀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면 내수 소비재가 굉장히 살아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Q. 한국 증시 반등을 위한 필수 요건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저는 밸류업이 성공해야 된다고 봅니다. 한국 주식은 장기 투자하기에는 너무 위험합니다. 투자자 보호장치가 너무 안 돼 있기 때문이죠. 20~30%의 지배주주가 70~80% 일반 주주의 이익을 편취해가는 현상이 간혹 벌어집니다. 각종 분할과 합병, 터널링(지배주주 사익 위해 비상장사로 상장사 이익을 이전하는 행위) 등을 통해서 벌어지는데요. 이런 현상을 막지 않는 이상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주가는 영원히 못 오를 겁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법과 세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상법 제382조의3항 '이사의 충실 의무 규정'에서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돼 있잖아요. 그 부분을 '회사와 모든 주주'로 바꾸면, 당연히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것에 더해 거버넌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봅니다.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거에요.


상법 개정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채찍'에 해당된다면, 세법 개정은 인센티브 제공 '당근'에 해당됩니다. 세법 개정은 금투세 폐지, 상속세, 그리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이렇게 세 부분이 이야기 되는데, 금투세는 폐지됐고, 두번째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문제입니다.

주식 투자를 해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시세 차익을 내든, 배당금을 받든지인데, 시세 차익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똑같이 리스크를 안고 주식에 장기 투자해 얻는 수익인데, 배당은 왜 세금을 내야되느냐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는 거죠. 우리 산업과 기업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이자 소득과 같은 15.4%만 부과하게 되면 국내 주식 투자 수요도 생기고 기업들의 배당 성향도 늘어날 거라 봅니다. 예를 들면 대주주의 경우 다 종합과세에 해당되는데, 배당에 50% 세금을 냅니다. 반면 대주주 양도세는 25%여서 세율의 불일치가 벌어지게되죠. 배당을 안하고 있다가 회사 팔 때 25%만 내면 되니까 배당을 안하려고 하는 겁니다. 이 문제를 없애주면, 현재 연간 50조원 정도 되는 배당금이 두 배로 늘어나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상법 개정과 세법 개정, 이 두 개가 모두 된다면 코스피도 지금 수준의 두 배 정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Q. 한국에서도 가치투자가 통할까요?

언제든지 통한다고 봅니다. 다만 과거에는 단순 저평가된 가치주를 사도 쉽게 수익이 났는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밸류트랩에 빠져서, 싼 주식이 계속 싼 상황이 벌어집니다. 배당도 안 하고, 소통도 안하고, 거버넌스도 취약하고, 변화가 없는 기업들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거버넌스 좋은 기업, 좋아질 기업, 의지가 있는 기업들에 투자했습니다.

'라이프 한국기업 ESG 향상' 펀드는 2021년 코스피가 3,300선일 때, 굉장히 높은 시기에 시작을 했습니다. 이듬해(2022년) 코스피가 25% 급락했을때, 이 펀드가 장기투자 펀드 중 유일하게 플러스가 났고, 현재까지 누적 성과를 보면 7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코스피는 마이너스 20% 정도고요. 한국 시장에서도 가치투자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주주 협력주의'를 추구합니다.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소통할 의지가 있는 기업에만 투자를 하죠. 거버넌스나 재무전략, 주주친화 정책, 지속 성장 가능한 비즈니스 구축 관련해 제안을 드려, 기업도 좋고 주주도 좋고 저희도 좋은 그런 결과물을 내기 위해 주주 협력을 하는 것이죠.

Q. 개인투자자들이 적용할 수 있는 가치투자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은 싼 주식을 찾아야 되니까 정량평가, PBR·PER이 낮은 주식을 찾은 다음, 정성적인 부분을 보셔야 합니다. 거버넌스, 이 사회가 독립적으로 잘 운영이 되고 있는지, 경영자의 투명성 등도 보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이 기업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정도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또 지속성장 가능한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정말 공부가 많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유가 있어서 저평가될 때는 사면 안 되고 이유 없이 저평가될 때, 그러니까 펀더멘탈 외적인 요인으로 저평가될 때 투자해야 합니다. 수급적인 문제라든지, 일시적인 실적 악화, 시장의 오해나 무관심, 테마주가 아니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주가가 낮을 때 사야되는 것이지, 기업의 실적이 정말 안 좋아지는 추세에 접어들었다면 가치주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해 두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산업이나 기업에 투자하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올해 투자 전략 조언 부탁드립니다.

미국이 글로벌 유동성을 더 이상 크게 공급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축소를 하진 않겠지만 더 늘리지는 못할 것이란 겁니다.
그래서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고, 오히려 그동안 눌려있었던 국내 주식에 좀 관심을 가지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관심을 가져야 성과가 나는 것이지, 좋다고 모두가 달려들 때는 항상 함정이 있는 거거든요.

올해는 '패자의 부활' 기대를 해보면서 한국 주식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한국경제TV는 급변하는 투자 환경 속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인사이트가 가득한 고품격 투자 콘텐츠, <투자의 재발견>을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방송합니다.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