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명품’입니다. 원래 늘 소품을 가지고 오시던데 오늘은 소품이 없네요?
= 그러니까요. 저도 샤넬백 하나 딱 메고, 앵커님도 롤렉스 하나 딱 차고 해야 느낌이 살 텐데… 어쩔 수 없죠. 아쉬운 대로 그냥 해야죠 뭐… 비트코인이 한 30만 달러 가면 그때 각자 사는 걸로 하고… 대신 질문 하나 드릴게요. 혹시 ‘샤테크’, 아니면 ‘에루샤’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Q. 샤테크는 쉽죠. 샤넬로 재테크한다고 에루샤는 뭔가요?
= 에루샤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이렇게 명품 3대장의 앞자리를 딴 겁니다.이 에루샤가 전부 이번 새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일단 에르메스의 가방과 주얼리 제품가가 10%씩 인상됐습니다. 버킨백 30 제품이 기존의 1,831만원에서 2,011만원으로 오르며 2,000만원 대가 됐습니다. 루이비통도 핸드백인 모노그램 캔버스 캐리올 PM이 367만원에서 415만원으로 13% 넘게 인상됐고요, 샤넬도 ‘코코핸들’로 불리는 핸들 장식의 플랩백 라지 사이즈가 983만원에서 1,017만원으로, 1,000만원 대에 진입했습니다. 샤넬 코리아 코스메틱, 그러니까 화장품 판매가도 오는 4월부터 인상될 예정입니다. 구찌의 마틀라세 수퍼 미니백도 189만원에서 222만원으로, 약 17.5% 정도 높아지며 ‘200만원 언더’로 구매할 수 있는 명품백 목록에서 제외됐고, 프라다 계열의 미우미우도 가방, 의류, 모자 등의 평균가를 4% 정도씩, 네잎클로버 모양의 목걸이로 유명한 반클리프 아펠이나 롤렉스의 시계도 적으면 4%에서 많으면 17%까지 인상됐습니다.
Q. 와, 여성 분들 가방 왜이렇게 비싼 겁니까. 듣다 보니 약간 현실감각이 없어지는데요, 이렇게 가격인상이 되는 이유가 뭡니까?
=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일단은 ‘원래’ 그렇습니다. 새해를 맞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건 으레 그래왔던 정례적 관행이라는 뜻인데요, 매년 초에 이런 저런 여건들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다 보니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은 그렇지만 보통은 오르지, 내리는 경우는 잘 못 보긴 했습니다.
Q. 두번째 이유는 뭐죠?
= 여러 차례 언급해 드렸던 부분인데, 금값이라든지, 기타 귀금속이라든지,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주얼리 가격이 여기에 해당되겠고요, 가방 같은 경우에는 가죽, 뭐 화장품도 내용물이라든지, 담는 용기라든지, 시계도 부품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연히 인건비도 많이 올랐겠죠? 공장 인력은 물론이고 ‘장인이 한땀한땀 뜬다’고 하잖아요? 이 ‘장인’에게 줘야 하는 돈도 더 비싸졌겠죠. 당연히 고급인력인 디자이너도 마찬가지겠고요.
Q. 듣고 보니 그렇네요. 세번째 이유는 뭡니까?
= 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심화입니다. 고물가와 고환율 우려가 커지며, 명품 뿐 아니라 먹거리나 생필품 같은 것들도 이전에 비하면 디폴트 자체가 많이 높아진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당연히 명품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오히려 명품이 기본적인 가격이 워낙 높게 책정돼 있다 보니 그 상승폭도 더 크겠죠.
Q. 고물가, 고환율 얘기해 주셨는데 트럼프 2기 때는 고관세까지 예고돼 있죠? 이 부분도 좀 고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명품도 피해가지 못하겠죠. 그가 공언한대로 정말 무차별적인 관세 폭탄이 매겨진다면, 미국 외의 국가들의 명품은 그야말로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Q. 알겠습니다. 요즘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지만, 특히 작년 3분기, 명품 브랜드들의 실적이 역대급으로 안 좋지 않았습니까?
= 네, 루이비통 모에헤네시죠. LVMH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비 3% 감소했고요, 구찌와 생로랑 등의 모회사인 케링의 매출도 전년비 16%나 줄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렇게까지 명품 산업이 휘청였던 건 작년 하반기가 처음이었다고 하는데요, 중국 시장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명품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주택침체와 함께 경제 둔화가 대거 가시화되며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급감했습니다. 그토록 LVMH에서 공을 들였던 베이징 루이비통 매장 오픈도 현재는 보류된 상태입니다.
Q. 중국 이외의 이유도 또 있을까요?
= 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바로 MZ 세대들의 소비 패턴입니다. 일명 ‘듀프 브랜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듀프는 ‘Duplicate’, 그러니까 ‘복제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줄임말입니다. 명품을 대체할 만한 가성비 상품인데요, 흔히 말하는 ‘짝퉁’과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유명한 명품 디자인의 주요 특징만을 따라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 2030 남녀의 80.7가 사치품을 구매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변했고요, 89.7%가 실용적인 소비를 선호한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유니클로, 자라, 에잇세컨즈 같은 스파 브랜드들의 매출이 대폭 늘었고요, 미국에서도 워킨백, 그러니까 월마트와 에르메스의 버킨백의 합성어인데요, 월마트가 실제로는 1,000만원이 넘는 진짜 버킨백의 100분의 1의 가격인 11만원 짜리 워킨백을 공개한 직후 바로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Q. 알겠습니다. 그래도 아까 말했다시피, 작년 3분기에 최악을 찍고 4분기부터는 좀 괜찮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요, 어떻습니까?
= 맞습니다. 이 과정에서 LVMH가 시가총액 3,453억 유로를 기록하며, 1년 4개월 만에 노보 노디스크를 제치고 유럽 시장 시총 1위를 재탈환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기대가 되는 부분들이 없진 않습니다. 일단 미국의 명품 수요 급증이 예상됩니다. 트럼프 정부 아래 강달러가 어느정도 예측이 되고 있고, 이 환율 효과로 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명품을 구매하게 되는 원리인데요, 미국 시장 확대에 기인해 명품 경기 회복과 함께 명품 기업 가치의 반등도 노려질 만 합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마가’를 강조함에 따라 내수 진작 정책이 전망된다는 점도 미국인들의 명품 소비를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