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으로 여겨지는 지중해식 식단이 쥐 동물모델 실험에서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을 변화시켜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학 데메트리우스 M. 마라가노어 교수팀은 쥐에게 일반적 서양식 식단과 지중해식 식단 먹이를 먹이고 장내 미생물과 인지 기능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를 시행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6일 과학 저널 장내 세균 보고서(Gut Microbes Reports)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생후 10주 된 어린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14주간 한 그룹에는 올리브기름, 생선, 섬유질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다른 그룹에는 포화 지방이 많은 서양식 식단을 먹이고 장내 미생물과 기억력·인지력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먹인 쥐는 서양식 식단을 먹인 쥐에 비해 유익한 장내 세균 4종은 증가하고 다른 5종은 감소했다.
또 이같은 장내 미생물 군집 변화가 쥐들의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안된 미로 과제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칸디다투스 사카리모나스(Candidatus Saccharimonas) 같은 박테리아 수치가 높을수록 인지 능력이 향상됐다. 반면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같은 다른 박테리아는 수치가 높을수록 기억 능력이 떨어졌다.
또 지중해식 식단 그룹은 서양식 식단 그룹에 비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인지 유연성이 향상되고 작업 기억력이 개선됐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더 낮게 유지됐다.
마라가노어 교수는 "이 결과는 동물 연구지만 지중해식 식단이 기억력 개선 및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인간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며 "이는 지중해식 식단이 청소년 학업 또는 성인의 업무 향상에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지중해식 식단의 인지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식단과 장내 세균, 뇌 기능 간 인과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대규모 인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