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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씌워 벙커로"…긴박했던 '그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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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주요 인사 10여 명을 군 벙커에 구금하려 한 정황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국군방첩사령부는 체포 인사 호송을 위해 경찰에 호송차 20대를 요청하고 체포조 구성에도 각 10명씩 인력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김 전 장관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당시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당시 대표, 김민석 민주당 의원, 김민웅 촛불승리전환행동 상임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방송인 김어준 씨,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 10여명의 체포·구금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홍장원 당시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방첩사의 주요 인사 체포를 도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가결이 임박하자 여 사령관에게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이 3명부터 잡아라"고 지시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여 사령관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안보수사요원 100명 지원과 체포 대상 10여명의 위치 추적을,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에게 수사관 100명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어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국수본에서 100명, 조사본부에서 100명이 오기로 했다"며 14명의 주요 인사 체포·구금을 지시했다.

실제로 국방부 조사본부는 방첩사 요청에 따라 수사관 10명을 차량 2대에 태워 국회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수갑과 마스크를 준비해 출동하고, 도착하면 방첩사 지시를 받으라고 했다고 한다. 경찰도 방첩사 요청에 따라 광역수사단 경찰관 104명의 명단을 작성토록 하고, 경찰관 10명 명단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정보사 요원 30여명에게 비상계엄 선포 시 부정선거와 관련된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감금하는 임무를 부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계엄 당일 선관위에 출동한 부하가 보낸 조직도를 보고 체포·감금할 직원 30여명을 최종적으로 정했고, 휘하 대령이 요원들에게 명단을 불러주며 포승줄 등으로 묶고 얼굴에 복면을 씌운 뒤 수방사 벙커로 이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 체포조는 송곳, 안대,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 망치 등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계엄이 해제돼 주요 인사나 선관위 직원 체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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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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