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1990년대 정보기술(IT) 발전 때와 비슷한 생산성 향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 추정치를 인용해 지난 3분기 전체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이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해 5개 분기 연속 2% 이상 상승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5년간 평균 성장률이 1.6%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상승세다.
노동 생산성이 올라가면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이 성장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을 비롯한 경제 전반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다.
클리어브릿지투자의 제프 슐체는 이러한 생산성 향상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노동 시장의 특징 덕분이라면서 많은 노동자가 자신에게 맞게 직업이나 근무 위치를 바꿨고 기업들은 인력난 속에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한 투자를 늘렸다고 해석했다.
그는 "향후 몇년 간 생산성 향상이 이어질 것이다. 이는 심지어 인공지능(AI)에 대한 모든 투자가 결실을 보기 전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AI 투자를 감안하면 생산성이 2.5%나 3%로 올라가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5월 노동·자본을 포함한 총요소생산성 향상 정도가 클 때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 정부 부채 비율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총요소생산성이 매년 1.1% 상승하면 올해 99%인 연방 정부 부채 비율이 2034년 116%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기에 총요소생산성이 매년 0.5%포인트 추가된다면 2034년 부채 비율은 108%에 머문다는 계산이다.
시장조사업체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창업자는 AI 붐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이보다 더 호조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미국 노동생산성의 5개년 평균 성장률이 2015년 4분기 0.6%에서 지난 3분기 1.9%로 올라갔으며, 2030년 전에 3.5%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망상처럼 들릴 수 있다"면서도 "1950년대, 1960년대, 1990년대 생산성 향상 모두 3.5∼4.0%에서 고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 경제가 정치와 무관하게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생산성 향상이 핵심"이라면서 "분기 생산성 지표는 향후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