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직원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줄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국내외 불확실성 커지면서 대부분의 그룹이 확장보다는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자산 기준 상위 30대 그룹 중 8월 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한 21개 그룹 245개 계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임원 승진자는 작년 1천442명보다 9.6%(139명) 줄어든 총 1천303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임원승진 계열사는 지난해(152개) 대비 4개 더 늘었지만, 전체 승진 임원 수는 오히려 줄었다. 특히 사장단 이상에서 승진 인사가 크게 감소했다.
초임 임원인 상무급 승진자는 지난해 1천129명에서 올해 1천21명으로 9.6% 줄었고, 사장단 이상 고위직은 43명에서 24명으로 절반 정도 감소했다.
회장 승진자는 정유경 신세계 회장과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 등 2명이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자는 11명이었지만 올해는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부회장,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부회장, 홍순기 ㈜GS 대표이사 부회장,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4명에 불과했다.
4대 그룹의 중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외하면 3년 연속 부회장 승진자가 없었고 사장 승진자도 지난해 32명에서 올해는 37.5% 감소한 20명에 그쳤다.
임원 승진자가 작년보다 많은 곳은 농협, CJ, DL,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등 5곳 뿐이었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한화그룹의 임원 승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해 임원 인사를 발표한 한화그룹 13개 계열사 승진자 수는 총 62명으로, 지난해(99명) 대비 37.4% 줄었다.
이어 GS(33.3%), 신세계(29.6%), 롯데그룹(22%), HD현대그룹(12.2%), LG그룹(11.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은 지난해 임원 승진자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127명→82명)했는데 올해도 수가 줄어들어 75명을 기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선전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13명)보다 3배가량 많은 34명을 승진시킨 반면, SK텔레콤의 승진자는 17명에서 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253명)보다 14명 줄어든 239명의 인사를 발표했다. 현대차 내 임원 승진자는 97명에서 73명으로 줄었지만 기아는 38명에서 44명으로 늘었다. 현대건설도 작년(7명)의 2배 수준인 16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10대 그룹 중 임원 승진 감소율이 가장 낮은 그룹은 삼성이다. 삼성의 승진 임원은 지난해 265명에서 올해는 260명으로 5명(1.9%)만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145명에서 139명으로 6명 감소한 가운데, 삼성SDI(21명→12명)와 삼성중공업(13명→5명)의 임원 승진자는 급감했다.
금융 계열사인 삼성화재해상보험(8명→11명)과 삼성증권(4명→6명)은 오히려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