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계엄 사태' 여파까지 겹치면서 추경을 하자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죠. 나라 살림을 꾸려가는 기재부는 부정적입니다.
최상목 부총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다짐했지만, 추가 예산 편성에는 선을 그었는데요. '본예산 조기 집행이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겁니다.
내년 연초 추경론의 본격적인 불씨를 댕긴 건 한국은행입니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다음날(15일) '추경 등 경제정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데 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직접 "추경을 비롯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건데요.
정부 안에서도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됩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추경에 부정적이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재정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건데요.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식어가는 경기를 두고만 볼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국회에서도 공방이 한창인데, 당장 야당은 경제가 IMF 때만큼 어려운 상황이니 반드시 추경을 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합니다. 국민의힘은 감액 예산을 단독 처리하자마자 추경을 하자는 게 말이 되냐, 내년 3월이나 6월에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맞섭니다. '내년도 본예산 집행계획 준비도 안 된 시점에서 추경 논의는 이르다'는 거죠.
실제로 기재부는 1월 1일부터 당장 본예산을 쓰기 위해 서두르고 있습니다. 회계연도가 시작하기 전에 11조 원 넘는 예산을 미리 배정하는 등 집행 시간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중입니다.
앞서 추경론이 고개를 들 때마다 정부는 '요건에 맞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바 있죠. 내년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가운데,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가라앉는 경기를 두고 볼 수도, 그간 강조해 온 기준을 버리고 추경에 나서기도 어려운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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