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금리인하를 멈추고 나아가 금리인상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중간값)를 지난 9월의 2.1%에서 2.5%로 높이고, 내년 예상 금리인하 폭을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금리 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그동안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내렸고, 중립금리 수준에 현저하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 금리 수준을 뜻하는데, 연준 안팎에선 그동안 미국의 중립금리 수준이 과거보다 상승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로이터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는 19일 연준은 금리를 내년에 50bp, 2026년 말까지 100bp 인하한다는 전망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미 국채 가격은 내년에 35bp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본질적으로 연준의 허세를 의심하고 있다"며 성장과 고용은 2026년까지 강세를 유지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은 이전 예상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여전히 금리인하 계획을 내놓은 연준의 논리가 쉽게 이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9월 전망 때와 비교해 내년 실질 경제 성장 전망치(2.0%→2.1%)는 높였고, 실업률 전망치(4.4%→4.3%)는 낮췄다.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해온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톨스텐 슬록은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이제 40%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맥기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무역 정책과 관세가 시행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면서 연준의 업무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 필 셔틀은 "내년 2분기에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맥기버는 금융시장이 금리인상으로의 유턴을 반영한 가격을 형성하지 않고 있고 파월 의장도 있을 법하지 않은 전망이라고 일축했다면서도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이 크게 빗나갔던 전례들을 고려하면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연준이 첫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달러가 오히려 8% 상승했고 미 국채금리가 80bp 상승한 것을 사례로 들면서 "이는 시장이 더 긴축적인 정책을 예상하고 있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