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현대자동차그룹 고문을 사칭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김 고문은 내년 1월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김 고문을 사칭한 SNS 계정이 다수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김 고문을 사칭한 계정은 페이스북에만 14개 넘게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칭범들은 자기소개란에 김 고문 '공식 계정(Official Account)'이라고 적고 김 고문의 사진을 프로필로 내걸었다.
유명인 사칭 계정은 개인 정보나 금전을 요구해 실제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나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사칭해 불법 투자를 유도하거나, 유재석 등 유명 방송인을 사칭해 다이어트약 구매를 권한 일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김 고문을 사칭한 한 계정도 현대차 관계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개인정보 등을 캐내려 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명인 사칭 사기를 포함한 불법 주식 투자 유도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피해 건수는 2,517건, 피해액은 2,371억 원에 달했다.
SNS 사칭 피해가 심각한 만큼 사칭 계정 개설 자체를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타인 사칭 계정을 개설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지난 6월 국회에 발의돼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지금은 개설한 사칭 계정을 악용하면 처벌받는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의하면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