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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 국회 문턱 넘었다…상속세 개편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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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세종스튜디오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전민정 기자, 오늘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의 부수법안인 세법개정안이 통과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후 본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가 반영된 소득세법 개정안이 재석 275명 중 찬성 204명, 반대 33명, 기권 38명으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지난 2020년 도입된 금투세는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과세하는 제도로, 시행 시기를 두 차례 늦춘 끝에 내년 1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정부·여당의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하면서 금투세 과세는 최종 무산됐습니다.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도 여야가 합의한대로 2027년으로 2년 더 미뤄졌습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 양도나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이 연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지방세 포함 22%를 과세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앵커>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상속세법 개정안은 부결됐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국회는 지난 7월 세법개정안을 통해 발표한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재석 281명 중 찬성 98명, 반대 180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습니다.

민주당은 '부자감세'를 이유로 상속세 개정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여당은 물가·자산가격 상승 등에 맞춰 오래된 상속세제를 개편하자고 찬성 투표했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가업 상속 공제 확대 등을 '초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이에 따라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공제를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확대하는 내용으로 정부가 추진해 온 상속세 개편은 물 건너가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개정안에 담긴 주주환원에 나선 ‘밸류업 기업’에 투자하면 배당소득세가 줄어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불발됐습니다.

계엄 사태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율 인하와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무산되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4조1천억원을 감액한 수정 예산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는데요.

야당이 감액한 내용만 반영된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예산안 677조 4천억원 중 4조1천억원 감액만 반영한 수정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습니다.

여야 합의 없이 예산안이 처리되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인데요.

앞서 국민의힘은 감액안에서 대왕고래 유전개발과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 등 3조4천억원을 늘려 통과시키자고 역제안까지 해 가며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내년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준예산 사태'는 피하게 됐지만,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감액 예산안으로는 대내외 악재에 대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정운용 역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대외 신인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우선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킨 후, 증액이 필요한 부분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대응하면 된다는 입장인데요.

정부는 증액 예산을 담기 위한 추경 편성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경기 하강 위험이 더욱 커진 만큼 내년 초 추경 편성은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오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에 큰 폭으로 하락해 1,420원대로 내려앉았는데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F4 회의에서 어떤 발언이 있었나요?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 개장 전 F4회의에서 우선 최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비해서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외환방파제라고 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이 4,154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고 순대외금융자산도 9,788억 달러로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대응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특히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는 시장심리 반전을 거둘 수 있을 만큼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오늘 원·달러 환율이 10원이나 내린 것도 급격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외환당국의 방어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부는 오늘도 경제 불안 심리 확산 차단에 집중했는데요.

기재부는 3대 신용평가사 컨퍼런스콜과 주한 중국대사 대리 면담을 통해 국내 경제 상황과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를 설명했고요.

한국은행은 은행 국제금융담당임원, 국내 외국계은행 등과 간담회를 열고, 금감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를 만나 대외 신인도 관리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기재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야정 3자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도 "협의체가 구성되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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