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더해 정치불안까지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역대급 '탈(脫)한국 러시'다.
6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주식형 펀드에 순유입된 국내 투자금은 1조9814억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달에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는데, 지난 1주일 사이 4315억원 증가했다.
직접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서학 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유 규모는 연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해 이달 3일엔 1,070억달러(약 151조42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680억달러와 비교해 57% 급증했다.
한국경제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서울 강남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는 자산을 미국 펀드로 옮기려는 고객 문의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PB는 “올해 상장사 실적 부진, 금융투자소득세 논란 등에 이어 계엄에 따른 혼란까지 불거지자 자산가들의 인내가 바닥났다”며 “금융 투자 자산을 대부분 미국 주식과 펀드로 바꾸겠다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고 한국경제는 보도했다.
'탈한국 러시'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증시 수급엔 비상이 걸렸다.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이날 49조8987억원으로 8월 이후 10조원 넘게 급감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6개월간 12조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좀처럼 매도강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