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관세 인상과 달러 강세 등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높고, 아시아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미국 증시와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점에 주목했다.
크랩 대표는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아시아태평양 등과 비교해 높은 편이지만, 아시아 시장은 매우 저렴하고,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도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현재 미국 기업이 전망에 부합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앞으로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둘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 기업의 이익이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큼 성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베코자산운용은 경제 성장성 측면에서 인도나 중국, 아세안 시장에 투자할 적기라고 내다봤다.
크랩 대표는 "인도는 장기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근 한 차례 조정을 통해 밸류에이션 고점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실적 부진과 아다니 그룹 등에 대한 우려는 좋은 밸류에이션에서 투자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정책이 발표되면 주가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세안 시장은 인구가 7억 명에 달해 경제 성장성이 뛰어나고, 내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크랩 대표는 한국 시장의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패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주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줄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 자금이 증시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베코자산운용은 지난 1929년 설립된 네덜란드 1위 자산운용사다. 지난 9월 기준 총 운용자산(AUM)이 2,273억 달러(약 319조 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