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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반도체 제국…부활 이끌던 CEO 해임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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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미국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77포인트, 0.24% 오른 6,047.15, 나스닥은 185.78포인트, 0.97% 상승한 1만 9,403.95를 기록했다. 바이든 정부의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수위가 다소 낮게 나오면서 반도체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랠리를 보인 금융주는 유통, 유틸리티 업종과 함께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8.65포인트, 0.29% 내린 4만 4,782선으로 소폭 하락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미국의 11월 제조업 지수는 예상보다 강했지만 채권 금리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 S&P글로벌은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 48.8보다 높은 수치다. S&P글로벌은 미국의 신규 주문 감소폭이 5개월 최저로 미 대선 이후 수요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전망은 밝아졌지만, 생산량 증가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수요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달 28일부터 이어진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미국의 소비는 견고한 흐름을 이어갔다. 마스터카드와 JP모건에 따르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기간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0.7% 상승에 그쳤지만 온라인에서 14.6% 큰 상승을 보였고, 나중에 결제하기 옵션(BNLP, Buy Now, Pay Later) 거래는 11% 늘었다. 주된 품목은 가격대가 높은 전자제품, 의류 등으로 이에 대해 마스터카드는 세일 기간을 기다려 원하는 제품을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강한 미 경제 지표에도 이날 채권시장은 중동 긴장 수위가 오를 가능성에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군은 이스라엘 접경에서 군사활동을 중단하기로 한 협정을 깨고 미사일 등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은 이스라엘이 이미 50회 이상 협정을 위반하는 건물 철거와 드론 감시 등을 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심각한 협정 위반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양측의 긴장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 이 소식으로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0.02bp 오른 4.196%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2년무리 4.186%를 기록하는 등 장단기물의 격차가 다시 좁혀졌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월라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통화정책 포럼 중 ″손에 들어온 경제 지표와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2%로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12월 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월러 이사는 “이는 받아든 지표가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내 예측을 바꿀지에 달려 있다”며 보다 중립적인 발언을 남겼다. 이런 발언에도 선물 시장은 이미 25bp인하에 보다 무게를 둔 심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25bp 인하 가능성은 약 64%, 동결 확률은 35.8%로 나타났다.



● 반도체 재건 외쳤지만..팻 겔싱어, 이사회와 갈등 끝 해임

5년 내에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던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사임했다. 팻 겔싱어는 2021년 인텔의 반도체 사업 재건을 위해 돌아왔지만, 지난 3분기까지 시장 기대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인텔은 2일 공식 자료를 통해 팻 겔싱어가 12월 1일(전날)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고 전했다. 인텔은 프랭크 예어리 이사회 임시 의장을 통해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투자하고, 회사 전반에 걸쳐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겔싱어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인텔은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 등을 이끄는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사장을 임시 공동 CEO로 임명했다. 홀트하우스 사장은 데이터센터&AI그룹 (DCAI), 네트워크&에지그룹(NEX) 총괄하는 최고상품책임 자리를 겸하게 된다.

겔싱어 최고경영자는 18세에 인텔에 입사해 i486프로세서를 설계했고, 이후 최고기술책임자 자리에 올라 제온 반도체와 인텔 프로세서 혁신을 주도해왔다. 인텔을 떠나 2019년 VM웨어를 이끈 뒤 2021년 고향인 인텔의 재건을 위해 돌아왔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하게 됐다.

인텔은 팻 겔싱어가 돌아온 2021년부터 반도체 위탁생산, 즉 파운드리 부문에 재진출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반도체법의 지원을 받아왔다. 인텔은 반도체법에 따른 연방정부 보조금 최대 수혜 기업이다. 그러나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2년간 250억 달러, 우리 돈 33조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첫 해에 51억 달러, 작년에 70억 달러의 적자를 떠안았고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올해 9월 결국 사업 분할 결정을 내렸다.

현재 인텔은 내년까지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과 연구개발 비용은 200억 달러에서 내년 175억 달러로 축소하는 등 조직 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러한 인텔 이사회는 반도체 시장 점유율 회복과 엔비디아와 격차 축소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겔싱어 CEO에게 은퇴 또는 해임의 두 가지 조건을 내걸어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스스로 물러나는 형태를 받아들인 겔싱어는 “오늘은 달콤 씁쓸한 날”이라면서 “시장 역학에 맞춰 여럽지만 필요한 결정을 해왔다”고 지난 45년 간 몸담았던 인텔에서의 생활을 회고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한 고강도 반도체 규제안을 추가로 발표했다. 140곳의 중국 기업을 수출 제한 대상으로 지정했고, HBM 반도체는 미국의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됐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중국 군의 현대화에 사용할 최첨단 반도체 능력을 저하시킬 강력한 통제 방안”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이번 규제 방침이 올해 초에 공개된 뒤 일본과 네덜란드 업체들을 의식해 미국 정부와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 중국에게 재고 축적의 기회를 줬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올해들어 9개월간 매출이 86% 늘었는데 이 가운데 40%가 중국에서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러한 미 반도체 제조사들이 약 400억 달러의 로비 자금을 들려 규제 수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제전략연구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전략가는 “터무니없이 복잡한 규제로 지키지 못한 사례만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이 아닌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출 규제 수위가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반도체 장비 업체들을 중심으로 주가 반등이 이어졌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4.9%, 램리서치는 6.27%, KLA는 2.94% 올랐다. 반도체 업체 가운데 인텔의 자리를 차지한 AMD는 3.5%, 브로드컴은 2.73% 상승했고, 이들 종목읖 포함한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2.61% 올라 5천선을 회복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 스텔란티스가 최고경영자 카를로스 타바레스 해임 여파에 6.36% 급락했다. 번스타인의 대니얼 로스카 애널리스트는 “스텔란테스가 내년 상반기까지 CEO를 공석으로 둔 점을 시장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의 차기제품인 FSD 버전13을 배포한 소식에 3.46% 뛰었다. 스티펠은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비전을 갖고 인내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287달러에서 411달러로 월가 최고치로 상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규제 완화 기대로 뛰었던 암호화폐 가격은 이날 1% 가량 소폭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까지 4주 연속 비트코인 매입 사실을 밝힌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1.85% 하락했다.

이번 주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최대 변수가 될 고용지표 발표가 이어진다. 화요일인 3일(현지시간)은 10월 구인이직보고서가 공개된다. 구인건수에 대한 월가 전망치는 749만 명, 지난 9월 집계는 744.3만 명이다. 기술주 가운데 AI 기반 소프트웨어 대장주인 세일즈포스가 장 마감 이후 2025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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