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론'의 한가운데에 선 삼성전자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연초 대비 지난달 28일 기준 삼성전자를 편출한 ETF는 모두 7개였다.(상장폐지 ETF 제외)
전략·액티브 ETF들인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KODEX 모멘텀Plus', 'KODEX 아시아AI반도체exChina액티브', 'TIGER 글로벌AI액티브' 등이 삼성전자를 구성 종목에서 제외했다.
배당성장 ETF인 'KODEX 배당성장', 'TIGER 배당성장', 'KODEX 배당성장채권혼합' 등도 삼성전자를 편출했다.
이들 3개 ETF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코스피 배당성장 50지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추종한다. 거래소는 지난 6월 정기변경 심사를 통해 삼성전자를 해당 지수 구성 종목에서 빼버렸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ETF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굴욕'이 더 두드러진다.
밸류업 ETF처럼 두 종목을 동시에 신규 편입한 ETF를 제외하고,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다가 새로 담은 ETF(신규상장 포함)는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HANARO 주주가치성장코리아액티브', 'TIGER MKF배당귀족', '파워 K-주주가치액티브' 등 4개에 그쳤다.
다만 올해 상장한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는 SK하이닉스를 선물로 담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올해 ETF 3개 종목만 삼성전자를 택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만 새롭게 편입한 ETF는 'ACE Fn5G플러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KoAct AI인프라액티브', 'KOSEF K-반도체북미공급망', 'RISE 글로벌메타버스',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 'UNICORN 생성형AI강소기업액티브' 등 8개 종목이다.(삼성전자와 동시 신규편입 제외·신규상장 포함)
이 중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6월11일), 'KoAct AI인프라액티브'(7월15일), 'KOSEF K-반도체북미공급망'(7월23일),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11월7일) 등 4종목은 올해 신규 상장한 ETF다.
AI 반도체 관련 ETF가 국내에도 올해 우후죽순 출시됐는데, 이들 ETF에서도 삼성전자가 외면을 받는 것이다.
신규 상장이 아닌 ETF들은 SK하이닉스 비중을 늘리고 있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메모리, 비메모리, 파운드리, 장비 등 4개 부문으로 분류하고 부문별 1위 기업에 20% 안팎 비중으로 집중 투자한다. 이 상품은 지난 8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집중 투자처를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 바꿨다. 이에 삼성전자 비중은 18.63%에서 3.21%로 줄었고, SK하이닉스는 0%에서 18.95%로 늘었다.
'UNICORN 생성형AI강소기업액티브'는 연초 SK하이닉스를 편입하지 않다가 최근 9.33%로 늘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 수익을 위해 변화하는 반도체 산업 트렌드를 따라 ETF 구성 종목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