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최근 3년간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ROE는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자본으로 나눈 값이라 회사가 주주지분인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핵심 밸류업 지표다. 기업들은 밸류업 공시를 내며 하나같이 ROE 개선 목표를 제시했다.
2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86곳을 분석한 결과, 평균 ROE는 2021년 10.1%에서 2023년 5.2%로 떨어졌다.
조사 대상 기업의 평균자기자본은 1천906조7천185억원에서 2천222조9천174억원으로 16.6%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92조1천555억원에서 114조8천598억원으로 40.2%나 줄었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ROE가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서비스업 19개사의 평균 ROE는 2021년 27%에서 지난해 3.2%로 23.9%포인트(P) 하락했다. 평균자기자본은 7% 늘었는데 당기순이익이 87.5% 줄어 ROE가 곤두박질쳤다.
서비스업에서 ROE가 가장 많이 하락한 기업은 네이버로, 68.5%에서 4.1%로 급락했다. 2021년 3월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 통합으로 회계상 당기순이익이 급증해서다.
그 다음으로 ROE 하락 폭이 큰 업종은 운송이다. 운임 하락 여파로 해상운송 기업들의 ROE가 떨어지면서 평균 ROE가 2021년 20.2%에서 2023년 7.9%로 내려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하는 IT·전기전자 업종(13.1%→1.5%), 불황으로 적자가 속출하는 석유화학 업종(12.2%→3.5%) 등도 평균 ROE가 많이 떨어졌다.
반면 조선·기계·설비는 ROE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조선업 수주 증대와 흑자 전환 영향으로 평균 ROE가 2021년 -2.8%에서 작년 8.8%로 뛰었다.
자동차 업종도 현대차와 기아의 당기순이익 증가로 같은 기간 ROE가 7.8%에서 12.2%로 올랐다.
개별 기업 중 ROE 증가율이 높은 곳은 솔루엠(4.97%→29.86%), 종근당(7.49%→26.19%), 에코플라스틱(4.21%→19.88%), 흥국화재(8.98%→23.23%), 서면이화(4.26%→17.72%) 등이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