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자동차 시장의 '터줏대감'이었던 일본 기업들이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밀려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닛산자동차가 태국에서 생산을 줄이고 약 1천개의 일자리를 감축 또는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닛산은 태국 내 2개 공장 중 1공장의 생산을 일부 중단하고 내년 9월까지 2공장으로 운영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1공장 등 직원 약 1천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이전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 통신도 업계 소식통을 인용, 태국 닛산 직원 약 1천 명이 2025년 가을까지 해고되거나 다른 사업장으로 이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닛산 대변인은 "1공장은 태국에서 주요 생산 시설로 계속 운영된다"면서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태국 양 공장의 일부 통합을 진행 중이며 문을 닫는 공장은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다만 일자리 감축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닛산의 최대 생산 중심지로서 닛산의 태국 1공장과 2공장의 연간 생산 용량은 각각 22만 대, 15만 대에 이른다.
하지만 2023 회계연도(지난해 4월∼지난 3월)에 닛산의 태국 내 판매량은 1만4천224대로 29.7% 급감했다.
그간 내연기관 중심인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태국 시장 점유율은 90%를 웃돌았으나, 올해 들어 8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저렴한 전기차를 내세워 급속히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 7월 BYD가 태국에서 첫 동남아 지역 공장을 완공했으며,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의 전기차 자회사인 아이온도 첫 해외 공장을 태국에 지었다.
이에 따라 일본 자동차 제조사 스즈키는 내년 말까지 태국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혼다도 내년까지 태국 아유타야주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생산을 쁘라찐부리주 공장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