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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배터리 가루, 재활용 쉬워진다…희소금속 확보 '숨통'

정부 "中企·소상공인 애먹이던 '좁쌀 규제' 13건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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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소금속이 포함돼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폐배터리 분쇄물 가루, '블랙파우더' 재활용이 쉬워진다.

다음달부터 블랙파우더가 폐기물이 아닌 '원료제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 분쇄물 재활용을 통해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그동안 현장에 불편을 초래한 규제 13건을 신속히 해소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식품위생분야 외국인근로자 건강진단 절차 단축 등 기업활동 분야 7건, 폐배터리 분쇄물 재활용을 통한 희소금속의 안정적인 확보 등 환경 분야 4건, 반도체 공장의 공정안전관리 사전 컨설팅 제도 도입 등 안전 분야 2건 등이다.

누적등록대수가 약 60만대에 달하는 전기차에 포함된 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등 각종 희소금속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다쓴 배터리가루는 그동안 '폐기물' 규제를 받고 있어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환경부는 다음달까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블랙파우더를 폐기물이 아닌 원료제품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일반 제조업체도 폐기물처리업 허가 없이 블랙파우더의 운송, 보관 및 가공이 가능해져 전기차, 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 사용될 필수 소재인 희소금속 확보가 더 쉬워지게 된다.

현재 폐배터리를 분쇄한 블랙파우더는 리튬이나 코발트·니켈 등 고가의 희소금속이 포함되어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이를 재활용하는 추세다.

정병규 국무조정실 규제혁신기획관은 "지금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려고 하면 이 폐배터리의 보관이나 운송이나 가공, 이 모든 단계에서 폐기물 규제가 적용돼 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받지 않은 회사는 이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블랙파우더의 보관이나 운송이나 가공, 이 모든 단계에서 폐기물관리법의 규제를 제외하고 사업자나 제조업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삼성SDI, SK온, 에코프로 뿐만 아니라 폐배터리재활용 전문업체 성일하이텍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배터리 수와 전처리, 유통 사업을 추진하는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블랙파우더가 폐기물이 아닌 일반 제품으로 취급되면 폐기물 전용 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으로 운송할 수 있어 유통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정부는 또 반도체 공장의 온실가스 저감효율 측정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반도체 공장 내 온실가스 저감설비의 저감량을 인정받으려면 매년 10%의 설비에 대해 저감효율을 측정해야 했는데, 이로 인해 측정 기간 중 설비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등 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는 이에 다음달까지 가이드라인 개정해 신규설비에 대해 처음 2년은 10%, 3년차부터는 5%씩 측정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평택·용인 등 신규 반도체 시설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것이란 기대다.

일손이 모자란 식당과 식품공장 등에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현장 투입도 대폭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식품·위생 분야에서 일하려는 외국인 근로자는 외국인 등록증이 나와야 법정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 입국해 취업한 뒤에도 현장 투입이 지연되고, 고용주의 임금 부담이 커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외국인 등록증 없이 여권만으로 식품·위생 분야의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식품·위생 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채용 편의를 제고하고 근로 공백 기간 단축에 따라 생산성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 기업 활동 분야의 규제 해소 방안에는 ▲ 천막으로 한정된 야영텐트 소재의 탄력적 조정 ▲ 3kg 이하 가정용 저울 형식승인 없이 판매 ▲ 소상공인 차량이나 렌터카의 타사 광고물 부착 ▲ 서바이벌 게임장에서의 장비 규제 완화 ▲ 특허권 기간 연장을 위한 심사제도 개선이 포함됐다.

환경·안전 분야의 규제 해소 방안에는 ▲ 화학물질 등록 대리인 변경 시 화학물질 재등록 의무 면제 ▲ 생분해 플라스틱 환경표지 인증제도 개선 ▲ 반도체 공장에 대한 공정안전관리 사전 컨설팅 제도 도입 ▲ 안전보건 교육의 편의성 제고 등이 담겼다.

정병규 기획관은 "작지만 다수의 기업과 국민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고,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는 13개 과제를 이번 대책에 담았다"며 "그동안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애를 먹이던 '좁쌀 규제'를 속시원하게 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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