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부품 통합 설계 경쟁력이 집약된 모듈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를 대거 공개했다. 자동차 모듈은 기능별로 수십에서 수백 개의 부품을 통합한 중대형 부품을 가리킨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에 특화된 설계 기술로 모듈의 부피를 줄이는 등 경량화하고, 이동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11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고객사와 협력사에 섀시, 콕핏(운전석), 프론트엔드 등 자동차 3대 모듈의 연구개발 성과를 공개하는 ‘모듈 신기술 성과 공유회’를 개최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행사에서 총 22개 모듈 신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특히 특수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승차감을 개선한 현가(서스펜션)장치를 포함해 국내 최초 모듈 신기술 12개를 소개했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기술로는 섀시 모듈을 구성하는 서스펜션에 경량 고분자 복합 소재를 적용한 제품이다. 섀시 모듈은 제동, 조향장치, 서스펜션 등을 통합한 대형 부품으로, 차량 하부의 지지대 역할을 한다. 서스펜션은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다.
현대모비스는 금속 소재의 코일스프링 대신 신소재로 판(版) 형상의 스프링을 제작했다. 판형 스프링을 적용한 서스펜션은 회전 시 좌우로 쏠리는 힘을 견디는 횡강성이 향상돼 섀시모듈의 중량을 감소시키고, 승차감을 개선한다.
전기차에 특화된 섀시모듈도 주목을 받았다. 설계 효율화로 차량 하부 배터리를 장착하는 공간이 추가로 확보됐고, 전기차 주행거리가 향상됐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석 조작부 일체를 의미하는 콕핏에 탑승객의 감정에 따라 조명을 조절하거나, 손가락 터치만으로 수납공간인 글로브박스를 전동으로 여닫는 기술 등 각종 편의 장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차량 내부에서의 즐길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박종성 현대모비스 모듈연구실장 상무는 “다양한 수요가 예상되는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용 모듈과 함께 자율주행과 연동한 요소 기술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영위하는 모듈 사업은 부품사의 역량을 측정하는 종합 척도다. 부품 설계뿐 아니라 품질 확보, 조립 능력을 바탕으로 완성차에 적시에 모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여년 간 현대차와 기아에 3대 핵심 모듈을 공급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톱티어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에 섀시 모듈을 납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