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업계가 판매 부진을 보여 독일 경제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타격을 입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ifo 경제연구소 설문 조사 결과 독일의 자동차업체 5분의 2 이상이 주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향후 주문에 대한 기대조차 내려가고 있다.
ifo 경제연구소의 안티아 뵐플은 "유럽 외부로부터 비롯된 경쟁 심화가 독일 자동차산업에 점점 더 타격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인해 중국 제조업체들이 유럽의 산업을 약화시킨다며 지난달 말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장벽을 높였다.
현재 독일 자동차산업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전기차 전환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내 3개 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공장도 축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아우디 역시 수천개의 일자리 감축을 준비 중이며, 독일의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셰플러는 이번 주 초 저조한 수요와 과잉 공급 등을 이유로 4천700명의 감원 조치를 발표했다.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 있어 보인다. 미국 대선에서 이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해 독일도 대비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독일이 전통적 산업 기반을 수출에 두고 있어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경제정책을 두고 내홍을 빚어온 독일의 연립정부(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녹색당)가 사실상 붕괴해 숄츠 총리의 발목을 잡는 등 정치 상황도 혼란스럽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