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외로움과 질병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30개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따르면 미국 툴레인대 루치 교수팀이 영국인 47만여명을 대상으로 행동, 유전, 입원 데이터를 결합, 외로움과 질병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30개 질환에서 연관성이 확인됐다.
외로움은 사회적 단절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으로 정의된다. 외로움이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여러 질병 사이의 연관성이 인과 관계에 부합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영국 바이오의학 데이터베이스인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47만6천100명을 평균 12.2년 동안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행동, 유전, 입원 데이터를 결합하고 14개 범주의 질병 및 56개 개별 질병과 외로움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평균 연령이 56.5세였으며, 25만9천806명(54.6%)이 여성이었다. 전체 참가자 중 2만3천136명(4.9%)이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으로 분류됐다.
분석에 따르면 외로움은 14개 질병 범주 가운데 13개, 56개 개별 질환 중 30개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불안, 조현병,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이 외로움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이었다.
연구팀은 외로움과 관련이 있는 30개 질병 중 추가 분석을 위한 유전자 데이터가 있는 26개 질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비만, 만성 간질환, 만성 신장 질환 등 20개 질환이 외로움과 비인과적 연관성(non-causal associations)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외로움이 이들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들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잠재적인 대리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이 연구 결과는 외로움과 관련된 위험 요인을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건강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