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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풀린 빗장…서초 등 4곳 그린벨트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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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을 술렁이게 했던 금단의 땅이 열렸습니다.

5만가구 중 2만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권에서 쏟아집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드디어 풀린 그린벨트. 어디입니까?

<기자>

네 정부가 8·8 부동산 공급대책 발표 당시 수요가 높은 수도권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고 했었죠.

하지만 빈 땅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린벨트를 푼다고 했고, 이들 지역에서 올해 5만가구, 내년 상반기 3만가구 등 총 8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풀린 곳은 바로 그 5만가구가 들어설 곳들인데요.

서울에서만 거의 절반에 달하는 2만가구가 강남권(서초 서리풀지구)에서 나오고요.

그밖에 고양대곡 역세권(9천가구), 의왕 오전왕곡(1만4천가구), 의정부 용현(7천가구) 등 경기도에서도 3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입니다.

<앵커>

시장의 예상대로 서울 그린벨트 해제 지역은 역시 강남이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 면적의 24%에 달하는 그린벨트 중에서도 강북권은 거의 산으로 뒤덮혀 있기 때문에 개발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그린벨트가 풀린다면 강남권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해제가 유력한 곳으로 꼽히던 세곡동과 자곡동 일대는 빠졌고요.

대신 면적이 넓고 고밀개발이 가능한 서리풀지구가 낙점됐습니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을 비롯해 GTX-C 노선이 지나는 양재역이 가깝고요.

경부고속도로 좌우로 기다랗게 부지가 늘어서 성남이나 과천 등 수도권으로의 이동도 편리합니다.

이렇게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가 대규모로 해제된 건 이명박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추진한 이후 12년 만입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서울 주택 공급난 우려를 진정시키고,

특히 집값 상승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안정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됩니다.

박상우 장관의 발언 듣겠습니다.

[박상우 / 국토교통부 장관: 국가와 사회의 안정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주택시장 안정과 국민주거복지 향상입니다. 앞으로도 수요가 있는 곳에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앵커>

결국 공급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건데, 이번 조치가 도움이 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 공급 확대 신호 대비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물량 자체도 적고 그마저도 실제 주택 건설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연간 20만가구 내외의 주택이 공급되는데, 이번 그린벨트 해제 물량이 5만가구니까 4분의 1에 불과합니다.

또한 신규 택지는 후보지 발표 이후 공공주택지구 지정, 지구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을 거치죠. 그러면 실제 입주까지 최대 10년 이상 걸립니다.

이에 정부는 지구 지정 전부터 보상에 착수하는 등 각종 절차를 단축해 오는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사업 기간을 최대한 앞당길 방침입니다.

특히 2만가구 중 절반이 넘는 물량이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미리내집)으로 배정된 만큼 주거비 부담과 저출산 문제를 동시에 잡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번에는 오세훈 시장의 설명으로 듣겠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청년들이 결혼을 결심하고 신혼부부가 자녀를 계획하는데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은 바로 주거안정입니다. (미리내집) 당첨자 10명 중 7명이 자녀 출산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당첨자 중 3분의 1은 2명 이상의 아이를 낳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서울에서는 장기전세를 제외하면 9천가구 밖에 풀리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내년 그린벨트 해제 예정인 3만가구 중에서도 서울은 없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만 높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건설사들도 일감이 좀 생기겠어요?

<기자>

집값 안정 효과와 마찬가지로 건설사 실적엔 당장은 큰 도움이 되진 않을 전망입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착공해야 공사비를 받는데, 요즘처럼 집을 지어봤자 남는 게 없다며 착공을 미루거나 사업 자체가 취소된다면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은 그만큼 적어집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보금자리주택도 목표 물량은 150만가구였지만 실제 공급된 건 32만가구에 불과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방은 여전히 공급 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문제가 심각합니다.

가뜩이나 건설사들이 지방 사업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수도권에만 혜택을 몰아준다면 지역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고, 서울에서 번 돈으로 지방에서 생긴 손실을 메우는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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