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방송국 취재진들이 최근 발생한 연쇄강도사건을 취재하러 갔다가 같은 장소에서 강도떼에게 취재용 장비와 가방을 강탈당했다고 현지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공중방송국인 채널9, 텔레페와 아메리카 방송국 등 3개사 소속 취재진은 최근 여러 차례 강도 사건이 일어난 모론 지역에 취재하러 갔다.
한 가족과 라이더로 일하는 시민이 '모토초로'라고 불리는 오토바이 강도들에게 당했고 이 지역에서 최근 강도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취재차 온 것이었다.
이른 아침 차에서 취재 준비를 하던 아메리카 방송국 기자와 카메라맨은 4명의 수상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탄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모토초로임을 느끼고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반면 텔레페 취재진은 간단한 회의를 끝내고 차에서 내리던 중 모토초로의 공격을 받아 카메라, 마이크 그리고 기자의 가방을 뺏기고 말았다.
이들은 불과 1~2m에 주차된 채널9 취재진의 차량까지 덮쳐 카메라를 훔쳤다. 당시 채널9의 카메라는 라이브 뷰로 되어 있어 실시간 방송을 송출하고 있었고, 도둑들이 카메라를 훔쳐 카를로스 가르델이라는 빈민촌에 들어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에 보도됐다.
강도 사건은 불과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일어났다.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취재진은 충격을 받았고, 치안 불안을 직접 체험하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에반헬리나 아쎄라드 텔레페 방송국 리포터는 "오늘은 내가 당했다"면서 "불과 몇초 만에 카메라, 마이크 그리고 서류가 들어있던 내 가방을 훔쳐 갔다"며 그나마 "총을 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채널9의 로미나 이아노티 기자는 "아직도 몸이 떨린다"며 "한 번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 그들은 자동차 키를 달라고 하면서 나를 끌고 가려고 했고 카메라맨 동료가 이를 막았다"고 말했다.
채널9의 카메라맨은 몸싸움까지 했지만 결국 모든 취재 장비와 가방까지 다 뺏겼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