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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곡소리에 잠도 못 자"…대남방송 피해 주민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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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 내에 위치한 대성동 마을 주민들이 대남확성기 소음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1일 파주시에 따르면 김경일 파주시장과 직원들은 전날 대성동 마을을 찾아 주민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피해 경감을 위한 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대성동 마을은 남북 간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다. 북한의 최전방 마을인 기정동 마을과는 거리가 채 500m도 되지 않아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인한 소음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김 시장이 대성동 마을을 방문했던 이날도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이 강해 옆 사람과 대화가 힘들 정도였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의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여우나 들개, 까마귀 같은 동물의 울음소리뿐 아니라, 귀신 곡소리와 쇳덩이를 긁는 듯한 기계음 등이 뒤섞여 두려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 시장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들어보지 못했던 아주 소름 끼치는 소리"라며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니 소음 수준도 상상 이상이라 주민들이 그동안 얼마나 괴로웠을지 고통이 온몸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파주시 접경지역 일대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말부터다.

7월 18일에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도 이에 맞서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루 4∼5시간이던 대남방송은 지난 9월 말부터는 24시간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7일 파주시 안전총괄과 소속 공무원들이 현장을 찾아 소음을 측정한 결과, 현행법상 소음 규제 기준치인 65데시벨(㏈)보다 훨씬 높은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로나 철로 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맞먹는 수치다.

주민들은 그 후로도 소음 강도가 점점 세져 최근에는 115㏈의 수치가 확인됐고, 심할 때는 135㏈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하고 있는 소음 기준에 따르면 120㏈은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 내는 굉음과 같은 수준이고 130㏈은 사람이 고통을 느끼는 한계 수치라고 한다.

대성동 마을에서 평생 토박이로 살아온 김진수(70) 씨는 "마을 옆 논밭에서 농사일해서 먹고사는 처지라 잠시도 마을을 떠나서 있을 수가 없어 너무나 고통스럽다"며 "밤에는 조용히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대성동마을은 6·25전쟁 정전협정에 따라 1953년 DMZ 내에 만들어진 마을로 남북 군사분계선에서는 불과 400m 떨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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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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