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록밴드 '라디오 헤드' 리드 보컬 톰 요크가 호주 공연 중 가자 전쟁에 대해 관객과 언쟁을 벌이다 무대에서 돌연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호주에서 솔로 투어를 한 요크는 전날 밤 멜버른에서 공연을 진행했다고 3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공연 막바지 관객석에서 한 남성이 요크에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을 규탄하라"며 "얼마나 많은 아이가 죽어야 가자지구 대량 학살을 비난할 것이냐"고 소리쳤다.
이에 요크는 "이리 올라와서 말해라. 겁쟁이처럼 거기 서 있지 말고 이리 와서 말해라"라며 "모두를 위한 밤을 망치고 싶은가"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일부 관객들이 소리를 내어 야유했고, 요크는 "알겠다. 나중에 보자"라며 무대에서 내려갔다.
이후 관객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자 몇 분 후 요크는 다시 무대에 섰다. 그는 1997년에 발표한 라디오 헤드의 '카르마 폴리스'를 공연 마지막 곡으로 부르고 퇴장했다.
라디오 헤드는 2017년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의 비난에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공연을 열었다.
당시 친팔레스타인 단체는 물론 문화계 인사들까지 반이스라엘 국제운동인 'BDS'(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불매·투자철회·제재)에 동참하라며 라디오 헤드를 비판했다.
하지만 요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나라에서 공연하는 것은 그 정부를 지지하는 것과는 다르다"라며 자신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인 미국에서도 공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과 예술, 학문은 국경을 넘는 것이지 국경을 쌓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에는 라디오 헤드의 다른 멤버인 조니 그린우드가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출신 뮤지션 두두 타사와 공연을 해 비난받았다. 그린우드는 "이스라엘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예술가들을 침묵시키는 것은 이 끝없는 분쟁의 양측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