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민간 기업은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남녀를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유산이나 사산을 한 여성이 충분히 회복한 이후에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유·사산 휴가 기간이 기존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다.
또 '가족 친화' 또는 '일·생활 균형 우수 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은 국세 세무조사가 유예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30일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임신·출산 가구 지원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다음달 중 '기업 공시 서식'을 개정해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2월 결산법인이라면 내년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게시하는 사업보고서에 남녀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을 담아야 한다.
현재 공공기관에 한해 공공기관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 등을 통해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개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한 우수 중소기업에 대해선 내년부터 2년간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한다.
가족친화 또는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으로 인증된 기업 중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은 조사 착수 예정일로부터 최대 2년간 세무조사를 유예받을 수 있다.
단기육아휴직을 기업과 근로자의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한다.
원래 1년간 1회 2주 단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2주 단위로 고정돼 있으면 이 제도를 사용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기업과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연 1회 1주 단위로 최대 2주간 나눠서 쓸 수 있도록 했다.
단기 육아휴직을 도입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은 연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초 시행하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기존 5일 휴가로는 유·사산을 겪은 여성 근로자가 건강을 충분히 회복할 수 없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임신 초기로 분류되는 11주 이내의 유·사산에 대한 휴가를 1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임신부의 회복을 돕기 위해 배우자에 대한 유·사산 유급휴가(3일)를 신설한다.
배우자 유·사산 휴가 신설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에는 정부가 급여를 지원할 방침이다.
난임부부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는 난자 채취 실패로 난임 시술이 중단된 경우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급여를 환수하지는 않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시술 지원금은 반환해야 한다.
앞으로는 난자 미채취나 수정 가능한 난자 미확보 등으로 난임 시술이 중단되더라도 건강보험급여와 마찬가지로 지자체 지원금도 환수하지 않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이외에도 ▲노란우산공제 무이자 대출과 공제금 납부유예 인정 사유에 '출산한 경우' 추가 ▲ 가족친화인증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신용보증기금 보증료 할인 지원 신설 ▲대학(원)생의 육아휴학 사용 자녀 연령범위 확대 ▲다자녀 가구 희망 중학교 우선 배정제도에서 자녀연령 제한요건 폐지 ▲영유아 동반 가족에 대한 민원처리 수수료 감면 등 관계부처가 발굴한 과제들도 추진한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11월부터는 부처별 인구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소관 분야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과 이에 따른 대응 전략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