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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 저절로 오지 않는다..."외인 매매패턴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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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최장',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외국인이 어제 하루 소폭 순매수 했습니다.

그간 대장주가 맥을 못추니 코스피도 계속 출렁거렸죠. 외국인 투심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외국계 큰손들과 인터뷰를 가졌죠. 전문가들의 전망이 다소 부정적이었다고요?

<기자>
최근의 외국인 국내 증시 순매도가 단기적인 수급 이탈인지, 아니면 좀 더 근본적인 펀더멘털 요인이 자리하는지 물었습니다.

키워드는 삼성전자와 중국, 그리고 밸류업이었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해선 현재로선 "좋은 뉴스가 없지 않냐"는 반응이었습니다. 다수의 외국계 기관은 삼성전자에 대한 공식적인 뷰(분석)를 답하길 꺼렸구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시장의 투자매력도 평가가 뒤바뀐 것이 공통적이었습니다. 삼성전자로선 AI 밸류체인에서 소외된 것이 뼈아픈 실책인 이유입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매 패턴을 분석해보면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도가 높은 패시브성, 바스켓 매매의 성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글로벌 반도체 섹터의 강세가 지속되는 중 삼성전자만 내리 빠졌다는게 과거와 다른 모습입니다. 또 2016년부터 외국인들은 국내 반도체 주식을 실적 부진할 때 사모았다가 실적이 좋아지면 파는 패턴을 보였었는데, 이와도 반대됩니다.

베어링운용의 박종학 대표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 롱쇼트 관점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매도세) 중앙에 있는 것은 지금 삼성전자에 대한 의구심이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AI 반도체 쪽에서 HBM3E를 계속해서 딜리버리(공급) 한다고 했지만 못한 것이 최근에는 더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겨울'을 경고했지만, 외국계 기관들은 섹터의 다운사이클 우려보다 삼성전자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매도의 이유로 꼽았습니다. 인수합병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 실패나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 경영진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냈습니다. 단기간에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삼성전자로 연내 외국인 자금의 폭발적인 유입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가도 "더 크게 내려가진 않겠지만 반등을 거듭하는 수준일 것", "AI 경쟁력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았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투심 전환 요인이 없다"고 봤습니다.


<앵커>
그리고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이 중국입니다.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 투자가 유효하다고 판단한 건가요?


<기자>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눈은 이미 중국을 향했습니다. 아시아, 또는 신흥국 투자 바구니에서 리밸런싱이 다소 있었다고 공통적으로 분석했는데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인도 등에서 중국으로 일부 글로벌 자금이 움직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로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이 커졌고, 무엇보다 시진핑 주석의 경기부양 의지가 주효했습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낭비이라던 시 주석이 180도 태세 전환을 보였죠.

경기부양에 들어갈 자금도 당초 2조위안 규모로 이야기가 나오다가, 점차 커져 이제는 10조~12조위안, 우리 돈으로 2천조원에 가까운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다소 부풀려진 것이 아닐까 싶어 이를 물어봤는데, 과거 중국 정부의 부양책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지난 2015년에도 부양책을 처음 발표할 때 그 규모가 1500억달러(약 200조원)였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5000억달러(700조원)로 세 배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는 설명입니다.

윤제성 뉴욕생명운용 CIO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CIO : 중국은 시간 문제다. 다음주 트럼프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당연히 중국한테 타격이 갈 거니까, 그때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fiscal stimulus)을 더 세게 할 것이다. 그냥 어느 정도 하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만큼 많이 할 거다. 2년 정도는 계획으로 발표했으니까 끝까지 할 것이라 본다. 다만 중국 투자는 짧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투자해야 하는 다소 위험한(speculative) 주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워낙 저렴하고, (중국 정부가) 경제에 돈을 쓰니까 바닥은 지켜질 것으로 본다.]

투자전략 측면에서 중국의 경우 목표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세워 짧게, 단기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유효하다는 조언입니다.

중국의 부양책이 실물경기 회복까지 이어진다면 사실 국내 증시에는 호재죠. 중국 관련한 섹터, 소재 기업들이나 화장품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윤 CIO는 중국과 함께 원자재 투자에 나서는 것이 현 시점에서 수익률이 좋아 보인다며, 최근 급등한 금, 은 같은 귀금속 만큼이나 팔라듐이나 플래티늄, 티타늄 같은 산업용 금속을 주목하라고 했습니다.


<앵커>
외국인 이탈의 또 다른 요인으로 밸류업도 지목되나요?


<기자>
네,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였었죠. 23조원어치리의 주식을 순매수했었는데요.

지난 8월 이후 코스피에서 외국인 자금은 14조4천억원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물론 삼성전자의 여파가 컸지만, 일각에서는 밸류업으로 들어왔던 자금들이 나갔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간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기아, 하나금융지주 등이 자리했는데요.

밸류업 공시와 밸류업 지수 등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모두 시행됐지만 드라마틱하게 배당 성향을 높인 기업도 드물고, 주주 가치나 지배구조 문제 개선에 대해 주목할 만한 변화가 없었다는 평가입니다.

박종학 대표는 외국인 뿐만 아니라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한국 시장을 떠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밸류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 결과적으로는 예상보다 굉장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죠. 벨류업 공시도 아주 극소수 일부 기업만 지금 하고 있고 그 다음에 밸류업 지수 자체도 발표된 게 이미 다 밸류업이 되어 있는 그런 기업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다만 희망적인 것은) 실질적으로 밸류업이 이루어졌을 때 상당히 많은 자금들이 유입이 될 수 있고, 국내 증시가 지금의 1.5배~2배까지 올라갈 수 있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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