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를 놓고 유가족 측과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 간 손해배상 소송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22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박상준 부장판사)는 도현이 가족 측이 KGM을 상대로 제기한 7억6천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사건 일곱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도현이 가족 측은 지난 18일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박정철 변호사를 전문가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 전문가 증인 신청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박정철 변호사는 티볼리 차량에 장착된 ECU 제조사에서 5년간 근무한 ECU 시스템 엔지니어로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다. 도현이 가족 측은 "부품 간 상호 관계와 EDR 기록만으로 급발진 여부 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 등을 과학적으로 증언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소송을 시작한 이후 전문가 증언은 처음이다. 도현이 가족 측이 '급발진 사고가 ECU의 결함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주장해온 만큼 진술로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ECU 전문가가 법정에서 증언한 사례는 거의 찾기 힘들다.
KGM 측도 전문가를 섭외해 도현이 가족 측의 의견을 반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0일 오후 3시 증인 신문을 진행하고, 법관 정기인사를 하기 전인 내년 2월께 선고하기로 했다.
도현이 가족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급발진 사건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할 수 있는 모든 과학적인 검증과 기술적인 감정을 다 실시했다고 생각한다"며 "재판부가 전문가 증언을 바탕으로 조속히 판결이 선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현이 아빠 이상훈씨도 "급발진이 분명히 존재했음을 저희는 분명하게 증명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어머니(운전자)에 대해 재수사에서도 혐의 없다는 결론을 냈다"며 "어머니의 무거운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벗어드리고자 검찰에서도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