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국유은행 자본 확충, 지방 정부 지원 방안 등을 내놨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규모 등 세부 사항이 부족하고,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은 12일(현지시간)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잇단 경기부양책에 동원된 국유은행을 돕기 위해 특별 국채를 발행하고, 지방정부에도 유휴 토지와 미분양 주택 매입을 위한 특별채권 발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경제를 성장 궤도로 올려두기 위해 소비 증대가 필수적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이날 발표에선 중국이 이과 관련해 절박함을 느낀다는 신호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경기부양책 규모가 정확하게 나오길 바랐던 투자자들에겐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약 한 시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 SA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재클린 롱은 "소비 진작책이 매우 약해 보인다"며 "중국 경제의 두 가지 문제인 디플레이션이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거나 바닥에 도달했다고 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민간 펀드회사인 상하이 치우양 캐피털의 황 옌 매니저는 "정책 강도가 생각보다 약하다"며 "일정도, 규모도, 지출 관련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에서 약 2조위안(약 382조원) 규모 재정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에선 지난달 말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 관한 기대로 증시가 달아올랐으나 지난주엔 정책 강도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며 온도가 다소 내려갔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경기부양이 시작된 이후 지난 8일까지 27% 뛰었으나 이후 사흘간 8.7% 내렸다.
HSBC의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인 프레드 노이만은 "구체적 수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검토, 투표를 거쳐서 이달 말에나 나올 수 있다"며 인내심을 가지라고 권고했다.
반면 중국의 장기적 변화에 관한 기대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내티식스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중국이 성장 모델의 균형을 바꾸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하며, 이 작업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매튜스 아시아 펀드의 투자 전략가인 앤디 로스먼은 "시진핑 주석이 경제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뢰 회복이 임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