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목표대로 공공주택 5만 가구를 착공하고 내년부터는 6만 가구 이상을 매년 착공할 계획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H가 지난 8월까지 착공한 물량이 236가구로 목표 착공 물량인 5만 가구의 약 0.47%밖에 되지 않는다"며 "추진 실적을 보면 올해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에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LH 업무 관행이 4분기에 마무리하도록 시스템이 운영되는데, 분기별로 균등하게 일하도록 변경 중"이라며 "3기 신도시 1만 가구를 포함 올해 총 5만 가구 차질 없이 착공하고 내년부터는 6만 가구 이상을 매년 착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준 사장은 임대차 시장 안정화를 위한 매입임대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매입약정부터 준공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담당 인력을 300명 수준으로 늘렸다"며 "소요 기간도 종전 2년에서 1년 6개월로 단축해 올해 약정한 주택은 내년 하반기부터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H가 짓는 공공주택 하자에 대한 지적도 따랐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LH 공공주택 하자가 지난 2021년 한해 24만여건에서 올 상반기 기준 40만여건으로 크게 늘었다"며 하자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 사장은 "화물연대 건설노조 파업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한 자재 납기 지연이 발생했고,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도배, 바닥재, 마감재 등의 일반 하자가 최근 3년 내 급증했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설계보다 철근을 더 주문했는데도 순살 아파트가 발생할 만큼 부실한 LH의 관리·감독 기능이 도마에 올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LH 조사 과정에서 철근을 최대 70%까지 넣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었다"며 "그러면 보통 '철근을 덜 들여오고, 덜 썼구나' 생각하게 되는데 철근 누락이 확인된 23개 단지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 보다 더 많은 철근을 주문했었다"고 꼬집었다.
김은혜 의원에 따르면 LH의 철근 주문 금액은 설계 때 산출한 것보다 최소 4억원에서 최대 85억원까지 늘었다. 김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음에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당초 필요한 양보다 일정 이상에 대해서는 로스(공사 중 손실) 부분을 추가 공급을 하는데 통상적인 부분에 비해 과다하게 공급된 부분이 있어 추가적으로 원인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단골 메뉴인 '전관업체' 특혜 논란도 꾸준히 제기됐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파트 공사 철근누락으로 지난해 적발돼 징계받은 전관업체들이 여전히 LH와 수백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용두사미 제재를 비판했다. 실제로 복 의원실이 LH에서 제출받은 '철근누락단지 처분 이후 업체 계약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철근누락으로 제재 처분받고도 LH 사업을 낙찰받은 전관업체는 8곳에 달한다.
LH는 지적된 일부 사안의 경우 사법 절차상 한계가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철근누락으로 벌점이나 영업정지 제재를 당한 전관업체들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 등 법적으로 맞서고 있는데, 이들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는 바람에 제재 효력이 현재 중지돼 있다는 설명이다. LH 측은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면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 효력발생이 예상된다"며 "안전한 공공주택 건설을 위해 설계시공·감리 등 업체 선정 절차가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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