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 관광객들이 쓴 돈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가 통계를 인용해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관광객 규모는 2019년보다 10.2% 늘었지만, 지출은 7.9%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통계를 토대로 자체 계산한 결과 "관광객 1인당 지출은 5년 전보다 실제로 2.1% 감소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왕리성 이코노미스트는 관광객 1인당 지출액 감소에 대해 "여전히 국내 수요가 약하고 소비가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7일자 보도에서 중국의 국경절 연휴에 관광객은 넘쳐나지만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아, 기대와 다른 현실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도 중국 소비가 지난해와 올해 초에 비해서는 다소 회복되고 있다는 통계도 존재한다.
국경절 연휴 기간 관광 1건당 일일 지출은 평균 131위안(약 2만5천원)으로, 5월의 노동절 연휴 기간 일일 지출 113위안(약 2만1천원)보다 증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국가세무총국 자료를 인용, 국경절 연휴 기간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9% 증가했다고 보도하며 소비심리가 강해졌다는 신호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국경절 기간 지역 간 여행 건수도 전년 동기보다 3.9% 늘어났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금리 인하부터 보조금 지급, 부동산·주식시장 지원 조치 등 침체한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거시경제 주무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리들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프라 지출을 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중국 당국의 조치에 대해 "새로운 재정 지출 계획과 실업 해결 대책, 장기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반등시킬 결정적인 조치 등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중국 내수 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전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던컨 리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는 핵심은 재정 정책 지원"이라며 연휴 기간에만 소비가 반짝 늘어났다 사라지는 패턴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재정 투입을 통한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