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8월까지의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9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대했던 8월 법인세 중간예납분이 작년보다 1조원 이상 줄어 저조한 실적을 나타낸 데 따른 결과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8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는 23조원4천억원 걷혀 1년 전보다 6천억원(2.6%) 감소했다.
월간 국세수입은 올해 3∼6월 줄다가 7월 '반짝' 증가했지만,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중간예납 실적 감소에 따른 법인세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은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에도 직전 사업연도 기업실적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조3천억원 감소했다.
신고 기준으로는 작년보다 1조9천억원 줄었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기업의 조세부담을 분산하고 균형적인 재정수입 확보를 위해 법인세의 일부를 미리 납부하는 제도다.
정부는 기업이 법인세를 한 번에 내는 것이 부담일 경우 상반기에 벌어들인 금액에 대해 8월에 법인세를 내는 중간예납을 허용한다.
이때 기업은 상반기 중간결산 결과를 토대로 세금을 납부하거나 전년도 납부한 법인세의 절반을 낼 수 있는데, 많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직전 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낸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은 상반기 기업 실적 호조에도 직전 사업연도 기업 실적 감소 영향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며 "상반기 실적이 좋아져서 가결산한 숫자보다 절반을 내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절반을 낸 기업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상반기를 고려하면 중간예납에 7조원 감소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반도체 등 수출기업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지면서 2조원 감소에 그쳤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득세는 임금 단체협상 타결 등 상여 지급액 증가로 근로소득세는 늘었지만 자녀장려금 지급액 증가와 양도소득세가 줄어 작년보다 2천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는 9천억원 늘었고, 상속·증여세는 넥슨 일가의 상속세 납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5천억원 늘었다.
1∼8월 누계로 국세는 232조2천억원 걷혔다.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4천억원(3.9%) 감소했다.
법인세 수입이 45조6천억원으로 작년보다 16조8천억원(26.9%) 급감했다.
지난해 기업실적 악화로 3∼5월 주요 대기업이 법인세를 내지 못했고 금융지주회사와 중소기업들 납부 실적까지 좋지 않았다. 8월 중간예납분 역시 저조해 감소 폭을 만회하기 어려웠다.
소득세는 77조1천억원 걷혀 작년보다 1천억원 줄었다. 취업자 수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근로소득세가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납부가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 증가와 환급 감소 등 영향으로 작년보다 7조1천억원 늘어난 59조원 걷혔다.
1∼8월 국세수입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63.2%다. 한 해 걷을 것으로 예상한 세입 예산(367조3천억원) 가운데 63%가량을 걷었다는 의미다.